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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2030의 아파트 매수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수자 가운데 30대의 비중은 39.6%로 201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대 이하까지 포함하면 44.7%로 역시 사상 최고치에 달한다.
2021년 부동산시장은 어떨까.[富토크]에서 우리나라 금융기관 최초로 프라이빗 뱅커(PB) 겸 부동산 전문가 1호이자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출신인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에게 직장 새내기를 비롯한 2030세대가 언제쯤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할지, 내 집 마련을 위한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내 집 마련, 배우자와 함께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10년 전에 그걸 샀어야 하는데, 20년전에 샀어야 하는데 하고. 부동산은 혼자 의사결정해서 사기는 힘들다. 전 재산의 70~80% 이상 많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배우자의 동의 없이는 살 수 없다. 배우자의 동의 없이 할 수 있는 건 주식투자다. 500만원, 1000만원을 투자해서 깜짝 놀라게 하려고 하지 않나. 내 집 마련, 부동산 투자는 배우자를 끊임없이 설득해서 같이 가자고 해야 한다. 결혼 전에 마음을 맞춰서 같이 가는 사람이 내 집 마련과 자산관리가 빠르다. 여행도 그런 쪽으로 다닌다. 제주도를 가도 관광지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부동산 어디가 좋은지 제주 구석구석을 다 본다. 합이 맞는다는 게 중요해서 지금이라도 배우자를 설득해 같은 방향으로 같이 가야 한다.
-은행 VIP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해왔는데 실제 부자들도 부부들이 뜻을 맞춰 함께 투자하나.
그렇다. 대부분 부부들이 뜻을 맞춰 같이 한다. 부부간의 사이도 좋고 사회 기부도 많이 하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한다.
-내 집 마련의 적기는 언제일까.
돈 있을 때, 즉 자금계획이 서 있을 때다. 무주택자라면 ‘오늘이 제일 싼 날’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무주택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게 집값 떨어질 때를 기다렸다가 내 집 마련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내 집 마련해서 실거주하면 주거만족과 행복감이 있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자본수익을 염두에 둘 수 있다. 집을 살 때 잘 사면 된다. 강남 아니면 안된다, 서울 아니면 안된다, 수도권 아니면 안된다고 하면 내 집 마련을 못한다. 첫번째 자금계획, 즉 종잣돈인 은행돈 엄마 돈 누나 돈 형 돈에 맞는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1차 목표고 그 집을 디딤돌 삼아 갈아타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어디에 어떻게 사야 하는지는 공부해야 한다.
- 보통 내 집 마련을 할 때 직장과의 거리 등을 본다.
내 집 마련에 실패하기 가장 좋은 게 처갓집 옆이나 직장 근처에 사는 것이다. 미래가치를 잘 따져봐야 한다. 물론 직장 근처나 처갓집 근처도 좋은 곳이 있다. 궁극적으로 직장 가까운 데나 아이 때문에 처갓집 가까이에 내 집을 마련하면 안 된다. 거리보다 미래가치를 봐야 하고, 미래가치를 구성하는 요소가 뭔지는 공부해야 한다. 육아가 필요하면 산 집을 전세놓고 그 돈으로 처갓집 근처나 직장 근처에서 전세를 살면 된다. 강남이 직장이라면 직장 근처를 고려할 수 없다. 돈을 모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3억이나 5억이 있으면 그걸로 어디를 살까 고민하고 빨리 사야 한다. 서울 강북이 됐건 수도권이 됐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 청약통장이 있어 주위 시세보다 싸게 청약으로 내 집 마련하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청약 가점 만점이 84점인데 만점을 받으려면 15년이상 걸리고 자녀수를 포함한 부양가족수가 6명은 돼야 15년에 만점을 받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청약 가점이 서울지역은 70점이 넘어가고 경기도 주요 지역도 60점이 넘는다. 이런 걸 감안하면 힘든데 희망적인 건 오는 7월에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있다. 이런 지역은 신혼부부나 다자녀 공공 특별분양이 있다. 청약점수랑은 상관없고 일반 분양이 15%인데 분양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는 매달 최대 10만원씩 청약통장 납입금이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한달에 50만원을 넣어도 10만원으로 인정한다. 청약통장 입금 기간이 긴 사람이 유리하다. 지난해 마곡지역 일반 분양한 걸 보니 1200만원을 입금한 사람이 청약에 당첨되더라. 1200만원이면 10년간 10만원씩이다.
요즘처럼 내 집 마련 관련 법제가 자주 바뀌는 때는 공부를 안하면 기존에 알고 있던 정보나 지식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진심을 갖고 공부해서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할 수 있을 때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 분양받으면 좋지만 청약통장만 믿고 내 집 마련을 하려고 하면 안된다. 자금계획이 서 있으면 오늘이라도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좋다. 다 아는 거 같아도 부동산 분야별로 종류도 많아 모르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경매도 공부하다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분야다.
-부자의 기준은 뭐라고 생각하나.
2002년에 은행권 중 신한은행에서 처음 PB센터를 만들 때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 15억원이상 이면 부자로 봤다. 지금은 세월이 지나 금융자산을 기준으로 30억원 이상일 것 같다. 30억원이면 강남지역 30평대 아파트 가격 수준인데 부동산을 빼고 금융자산이 그 정도면 부자로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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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富토크]는 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같은 역할을 하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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