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재 이동경
지난해 1월 태국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당시 원두재와 이동경의 모습. 제공 | 대한축구협회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세상에 쉬운 게 어디있나…더 간절하게.”

‘김학범의 아이들’로 불리며 올림픽축구대표팀 공수 주력 요원으로 뛴 원두재, 이동경, 이동준(이상 24·울산 현대)이 2020 도쿄올림픽 본선을 향한 꿈을 구체화했다.

세계 최초 9회 연속(통산 11회)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한국은 지난 21일 스위스 취리히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조 추첨식에서 온두라스, 루마니아, 뉴질랜드와 B조에 묶였다. 애초 우려한 강호를 대거 피하면서 ‘최상의 조’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김학범 감독은 “우리보다 약한 팀은 없다”며 작은 방심도 경계했다.

이들 ‘울산 3총사’도 마찬가지다. 조 추첨 다음 날인 22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원두재는 “조가 잘 나왔다고 주변에서 말씀하시는데 어느 팀과 만나느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올림픽은 약팀이 나오는 무대가 아니다”며 “어느 팀을 만나든 우리 하기 나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럴 때 올림픽보다 소속팀에 더 집중하면서 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조 추첨 결과를 듣고서도 오로지 다음 (K리그1 경기인) 인천 유나이티드전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경도 “B조 다른 나라 모두 각 지역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올라온 팀이다. 방심하지 않고 팀으로 뭉쳐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조 추첨 결과가 나오니까 올림픽이 다가온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했다. 이동준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조 편성이라는 얘기에 개의치 않고 있다. 모두 예선을 통과한 강팀”이라며 “그라운드에서 나올 변수를 고려하면서 침착하게 치열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비장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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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이 지난해 1월12일 태국 송클라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2차전 이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물론 올림픽 최종 명단은 확정된 게 아니다. 김 감독은 본선을 앞두고 오는 6월 평가전을 통해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태극전사 18명을 확정한다. 다만 울산 3총사의 승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원두재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서 수비 지역의 핵심 요원으로 뛰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이름을 올렸다. 수비형 미드필더 뿐 아니라 센터백 등 수비 지역의 멀티 플레이어로 본선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이동준, 이동경도 U-23 챔피언십 당시 주요 승부처에서 ‘한 방’을 뽐내며 해결사 능력을 뽐냈다. 세 명 모두 김학범호에서 활약을 통해 나란히 A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이동준은 “18명이라는 한정된 명단에 꼭 들고 싶다. 소속팀 훈련과 경기에 온 힘을 다하면서 기량을 다지겠다”고 했고, 이동경은 “(코로나19로) 1년 미뤄져 어렵게 열리는 대회인 만큼 더 간절하게 준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원두재는 올림픽에 나서는 태극전사에게 또 다른 화두가 된 ‘백신 접종’에 대해 “부작용 걱정은 별로 안 한다. 동료를 위해서라도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