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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배우 안성기가 건강한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섰다.

안성기가 새로 선보이는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이정국 감독)는 1980년 5월 광주에서의 기억으로 괴로워하는 오채근(안성기 분)에 관한 이야기로 5·18을 앞두고 12일 개봉해 관객들의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대리기사로 살아가는 오채근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를 도모한다는 이야기인데, 영화 스토리만큼이나 대중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건 배우 안성기 그 자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안성기가 지난해 건강 악화로 당시 개봉했던 영화 ‘종이꽃’ 홍보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면서 관계자들은 물론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는 지난달 말 시사회와 기자간담회 행사부터 최근 홍보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일정을 소화하며 직접 얼굴을 드러내 건강을 되찾은 모습으로 팬들을 반색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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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안성기는 “컨디션이 좋다”며 건강을 회복했다고 알렸다. 심지어 영화 속에서는 턱걸이를 하며 단단한 복근을 선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안성기는 “평소에 체력관리로 그 정도는 한다”며 별스럽지 않게 이야기하면서 “하루 일과로 늘 운동을 하며 건강 관리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극중 비행 청소년들을 혼내주는 장면에서 뜻밖의 액션으로 신선한 활력을 주기도 했다. 안성기는 “연습을 많이 해서 잘 된 것 같다”면서 “어떤 영화든지 그 인물에 요구 되어지는 장면들은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며 언제든 액션 연기에 나설 의지를 내비쳤다.

물론 극중 액션보다는 복잡한 내면의 오채근을 섬세하게 그려낸 모습이 더 돋보이는데, 노개런티로 출연하고 투자자로도 이름을 올려 영화에 대한 애정도 느껴졌다. 먼저 “시나리오를 보고 할 만하다고 생각해서 하룻밤만에 결정했고, 드라마로서 완성도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주저 없이 참여했다”고 밝힌 안성기는 “애초부터 저예산 영화인 걸 알았고 거기서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며 출연료를 받지 않게 된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한, 투자자라는 말에도 “거북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64년간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걸은 안성기는 앞으로도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채울 계획이다. 그는 “어쩌다 보니까 64라는 큰 숫자가 생겼는데 어릴 때부터 운명적으로 해온 것을 사랑 받으면서 해왔다는 것 자체에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 앞으로 얼마나 더 할지 모르겠지만 잘 지켜봐 주십사하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며 그간의 소회와 바람을 밝혔다.

그러면서 “1년에 한 작품 정도 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도 1년에 한두 작품은 하고 싶다. 저한테 맞는 것만 있으면 계속 하고 싶다. 안 하면 궁금한 것도 있고 뭔가 녹이 스는 것 같기도 해서 계속 하고 싶다”고 작품에 대한 의욕을 이야기했다. 이미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소화한 그에게 앞으로 연기로 이루고 싶은 로망이 있을지 묻자 “그런 건 없다. 그때그때 만나는 인물과 영화를 하는 것일 뿐”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차기작은 영화 ‘페어러브’로 인연을 맺은 신연식 감독의 신작으로 정해놓았는데 “자세하게 이야기할 순 없지만, 치매 걸린 딸과 아버지의 이야기다. 어떻게 찍힐지가 궁금하다”며 귀띔했다.

한편, 안성기는 19년째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올해 아시아나의 후원 종료와 코로나19 여파로 개최 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관심을 끌었다. 그는 “내년에는 다른 후원사를 통해 개최될 것이니 영화패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애정을 당부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 ㈜엣나인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