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대한축구협회

[고양=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

축구 국가대표 ‘벤투호’가 레바논을 상대로 전반 한 방을 얻어맞았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최종전 레바논과 경기에서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쳤다.

4승1무(승점 13·골득실 +20)를 기록한 한국은 레바논전에 관계 없이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2위 레바논(승점 10·+4)에 9골 차 이상으로 패할 경우 2위로 내려갈 수 있으나 각 조 2위 상위 5개 팀에 주어지는 최종 예선 티켓을 확보한 상태였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이날 손흥민과 황의조를 투톱으로 배치, 최정예 멤버로 구성한 4-1-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2선에 송민규~이재성~권창훈을 뒀다. 정우영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운 가운데 포백은 홍철~김영권~박지수~김문환이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무실점 전승으로 최종 예선을 통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은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레바논을 공략했다. 조 2위를 확정할 경우 다른 조 2위와 경쟁이 불가피한 레바논은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했다. 예상대로 2선과 최후방 수비 간격을 좁히면서 밀집 수비를 펼쳤고 공세 시엔 모하마드 하이다를 중심으로 빠르게 올라섰다.

앞서 같은 조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의 밀집 수비를 극복, 모두 5골씩 뽑아낸 한국은 킥오프 10분까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가 송민규가 왼쪽 측면에서 번뜩이는 돌파로 기회를 엿봤다. 이어 손흥민의 코너킥을 송민규가 오른발 슛으로 연결, 이날 첫 슛을 기록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레바논의 몫이었다. 전반 12분 오른쪽 풀백 김문환의 미숙한 볼 처리가 빌미가 됐다. 레바논이 재빠르게 공을 낚아채 중앙 지역으로 공을 올렸다. 이재성이 머리를 갖다댔으나 문전 하산 사드에게 떨어졌다. 사드는 침착하게 우리 수비수 등을 진 뒤 왼발 터닝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한국의 2차 예선 첫 실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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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한국은 4분 뒤 이재성이 왼발 중거리 슛으로 반격했다. 전반 17분엔 황의조의 재치 있는 패스를 받은 이재성이 재차 문전에서 슛을 시도했으나 수비 블록에 막혔다.

지속해서 레바논을 몰아붙인 한국은 전반 26분 손흥민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공을 잡아 골문을 비우고 달려든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슛을 시도했다. 공이 골문을 향했는데 레바논 수비수 마헤르 사브라가 골라인을 넘기 직전 재빠르게 오버헤드로 공을 걷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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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전반 시행된 워터 브레이크 때 선수들에게 여러 주문을 했다. 그러나 한국 공격은 문전에 늘어선 레바논 수비 공략을 효과적으로 해내지 못했다. 손흥민과 황의조, 권창훈이 개인 전술로 뚫어내려고 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앞서 손흥민과 황의조가 뛴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는 측면과 중앙을 리드미컬하게 교란했는데 레바논전 전반엔 템포부터 크게 떨어졌다. 태극전사의 몸이 무거워 보인다. 전반 42분 프리킥 기회에서 손흥민의 차 올린 공을 황의조가 문전에서 발을 갖다댔으나 이마저도 빗맞으며 골문을 벗어났다.

벤투호로서는 후반 반전이 필요하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