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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앤드류 수아레즈(왼쪽)와 저스틴 보어 |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정상적으로 선발 등판에 나선 첫 경기부터 또 통증이다. 이전처럼 선발 등판을 완주하지 못한 채 교체됐고 다시 로테이션에 물음표가 붙었다. 더불어 1할대 타율에 머물며 이탈한 지 3주가 넘은 1루수 또한 별다른 소식이 없다. 가장 중요한 순간 앤드류 수아레즈(29)와 저스틴 보어(33)로 인해 근심이 깊어지는 LG 얘기다.

수아레즈와 보어는 정반대다. 수아레즈의 경우 기량은 확실하다. 빼어난 구위를 앞세워 22경기 110.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수아레즈와 상대한 두산 허경민은 “공이 진짜 좋다. 어떻게 안타를 치기는 했는데 운이 좋았다. 정말 어려운 투수”라고 혀를 내두른 바 있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지난 6월 30일 잠실 KT전, 8월 31일 사직 롯데전, 그리고 지난 17일 창원 더블헤더 2차전 중 통증을 느끼며 경기 초반 이탈했다. 6월 30일과 지난 17일에는 왼쪽 이두근에 불편함을 느껴 교체됐다. 지난 8월 31일에는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는데 검진 결과 등 근육 이상이 발견됐다.

LG 류지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최대한 수아레즈를 배려했다. 6월 30일 경기 후 일찌감치 수아레즈의 전반기 등판을 종료시켰다. 8월 31일 부상 후에도 수아레즈의 의사를 반영해 재활 및 복귀 일정을 짰다. 그러면서 수아레즈는 36일 만에 중간투수로 1군 무대에 올랐다. 다음 경기에서도 선발투수로서 3이닝만 소화했다.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신중하게 투구수와 이닝수를 늘려나갔다.

이렇게 관리를 해주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수아레즈는 투구수와 이닝수 제한 없이 등판한 지난 17일 경기에서 3회만 던진 후 교체됐다. 불펜진이 4회부터 투입되고 말았다. 만일 수아레즈가 다시 엔트리에서 제외되면 LG로서는 대형 악재다.

더블헤더 포함 8연전을 마친 LG는 19일부터 3연전, 그리고 23일부터 30일까지 8일 동안 더블헤더 포함 9연전에 임하며 페넌트레이스 마침표를 찍는다. 이미 1·2군 엔트리 마지막 한 자리까지 쥐어짜듯 운영하고 있는데 수아레즈의 재이탈은 마운드 운영 전체를 꼬이게 만든다. 다시 잦은 4·5선발투수 등판과 불펜진 총동원을 각오해야 한다.

반면 1루수 보어는 몸에 이상은 없다. 문제는 기량이다. 코칭스태프가 100타석 이상 인내를 갖고 지켜봤지만 1군 무대 타율 0.170에 그쳤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고 개인 훈련과 실전을 통해 어떻게든 페이스를 끌어올리려고 하는데 별다른 소식이 없다. 후반기 타선 침체를 해결할 거포가 되기를 바랐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보어가 빠지면서 LG는 확실한 주전 1루수 없이 경기를 치른다. 신인 내야수 이영빈 혹은 3년차 내야수 문보경이 주루 1루수로 선발 출장한다. 경기 후반 체력안배를 위해 외야수 채은성과 이형종 또한 1루수 미트를 착용한다. 김현수도 지난 16일 창원 NC전에서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바 있다. 백업 내야수 김용의 외에는 1루 수비에 장점을 지닌 선수가 없다.

쉬운 포지션은 없다. 1루수 역시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좌타자의 강한 타구를 책임져야 하며 동료 야수들의 악송구도 잡아내야 한다. 1루 수비 하나로 얼마든지 경기는 요동친다. 보어의 부진과 이탈이 전반적인 야수진 운용에도 마이너스가 되고 말았다.

끝날 때까지 전력을 다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 9연전 일정을 고려하면 어느 때보다 핵심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하지만 수아레즈와 보어 두 외국인선수가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그저 수아레즈가 큰 이상 없이 다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