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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르카의 이강인이 발렌시아 우로 라키치의 태클을 피해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화려한 어시스트 후 퇴장. 이강인(20·마요르카)은 친정팀을 상대로 마냥 웃지 못했다.

이강인은 23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와의 2021~2022 스페인 라리가 10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강인의 출전 여부는 경기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친정팀인데다 이적하는 과정도 메끄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발렌시아는 다른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이강인을 포기하듯 자유계약으로 풀어 이적시켰다. 이로 인해 발렌시아 팬조차 구단을 비판했다. 이강인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 채 팀을 떠나야 했다.

발렌시아와 결별한지 약 2개월. 이강인은 다시 메스타야를 밟았다. 전반전 분위기는 좋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강인은 전반 32분 만에 환상적인 플레이로 앙헬의 선제골을 도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수비수 한 명을 개인기로 따돌렸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한 후 중앙에 대기하던 앙헬에게 정확한 땅볼 패스를 연결했다. 이후 앙헬이 침착하게 슛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골은 앙헬이 넣었지만 이강인의 어시스트가 더 빛나는 장면이었다.

친정팀을 상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이강인은 후반 10분 고개를 숙였다. 다니엘 바스와 공을 놓고 경합하는 과정에서 거친 플레이를 하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미 전반전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이강인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시절에도 미숙한 수비 플레이로 퇴장을 당한 적이 있다. 2019년10월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생애 첫 퇴장을 당했고, 2020년6월18일에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바 있다. 공교롭게도 3년 연속 리그에서 퇴장을 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강인의 퇴장으로 마요르카는 수적 열세에 놓였고 어려운 경기를 했다. 2-0으로 앞서가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얻어맞고 2-2 무승부에 그쳤다. 다 잡은 경기를 놓쳤는데 이강인의 부재가 영향을 미쳤다.

이강인은 이날 자신의 장단점을 모두 노출했다. 공을 가졌을 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화려한 플레이로 골을 만든 반면 미숙하고 무리한 수비로 카드를 받는 약점도 보여줬다. 아직 어린 이강인 입장에선 소중한 경험 하나를 추가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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