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7회 적시타 김현수 \'추격 시작이다\'
LG 김현수가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우전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이례적이다. 구단 수뇌부는 물론 선수들도 프리에이전트(FA)가 된 선수의 잔류를 위해 마음을 모았다. 4년 동안 팀의 구심점이 된 김현수(33)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계속 같은 유니폼을 입기를 바라고 있는 LG 선수들이다.

LG의 이번 스토브리그 목표는 명확하다. 주장 김현수를 잡는 것이다. LG 차명석 단장은 1~2년 전부터 김현수 잔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다. 타선 보강을 위해 외부 FA 영입도 고려하지만 김현수부터 잡아야 진정한 보강이 이뤄진다.

김현수를 향한 애절한 마음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2018년 김현수가 LG 유니폼을 입은 후 4년 동안 지근거리에서 김현수와 함께 한 채은성이 특히 그렇다. 채은성은 김현수의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따라하면서 중심타자로 올라섰다. 2018년 타율 0.331에 25홈런 1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7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두 자릿수 홈런과 80타점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채은성은 “현수 형은 기량 말고도 정말 배울점이 많은 선수다. 이렇게 책임감이 강한 선수는 처음 봤다. 그야말로 진정한 리더”라며 “현수 형 같은 선수가 우리팀에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그 누구도 현수 형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수 형에게 4년 동안 정말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고 앞으로도 무조건 함께 하자고 말하고 싶다. 구단에도 현수 형을 꼭 잡아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 혼자 결정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후배 선수들과도 논의해서 이런 얘기를 하게 됐다”면서 “후배들도 현수 형에게 정말 도움을 많이 받는다. 현수형 라커에는 방망이가 하나도 없다. 우리 팀 어린 선수들이 다 가져가기 때문이다. 방망이만 주는 게 아니다. 장갑, 글러브, 스파이크까지 후배들에게 늘 베푼다. 존재만으로 후배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선배”라고 김현수가 4년 동안 LG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강조했다.

[포토]LG 채은성, 김현수와 홈런의 기쁨을...
LG 채은성(오른쪽)이 5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의 더블헤더 1차전 4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한화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친 뒤 김현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현수는 4년 전인 2017년 겨울 LG와 4년 최대 115억원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빅리그에서 2년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왔고 특급 FA를 노렸던 LG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계약을 마쳤다. 빅리그 진출 전까지는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는데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지 얼마 안 된 시점부터 LG의 듬직한 기둥이 됐다. 채은성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비시즌마다 김현수식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지난 26일부터 FA 시장이 개장한 가운데 본격적인 협상테이블은 이번주부터다. 김현수를 포함한 특급 FA들의 경우, 당장 에이전트가 구단과 만나기 보다는 에이전트가 선수와 만나 선수의 의중을 확인한다. 에이전트는 선수가 원하는 계약규모와 원하는 팀을 상의하며 목표점을 잡는다. 김현수는 LG 외에도 외야 보강을 원하는 KIA, 한화, SSG의 영입후보가 될 수 있다.

지난 27일 최재훈과 한화가 5년 최대 54억원에 FA 시장 시작점을 찍은 가운데 김현수와 LG도 최재훈과 한화처럼 잔류 소식을 전할지 지켜볼 일이다. 더불어 김현수는 10년 넘게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면서 2022시즌 포함 세 시즌만 치러도 다시 FA가 될 수 있다. 보류권 규정과 무관하게 3년 FA 계약 후 다시 FA가 되는 점도 계약에 중요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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