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23)KIA타이거즈 나성범
KIA와 계약을 체결한 나성범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KIA타이거즈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유년, 청소년 시절이 떠올랐다.”

KIA 나성범(32)이 고향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나성범은 23일 KIA와 6년 총액 15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 FA 승인 공시가 난 지난달 26일부터 27일 동안 NC에 대한 미안함과 금의환향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해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연락이 닿은 나성범은 “홀가분하다고 해야 하나. NC에 미안함도 크고, FA 협상 시작 시점부터 진정성 있게 다가온 KIA에 대한 고마움도 크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나성범의 KIA행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정설처럼 돌았다. 구단측이 협상 대리인(에이전트)을 수소문하는 한편 나성범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경로로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거포 부재에 김선빈 홀로 끌어가야 하는 차세대 리더를 찾던 KIA는 처음부터 FA 외부 영입은 ‘나성범 올인’ 전략이었다. 사장, 단장, 감독이 동시에 경질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팀 재건 플랜은 바뀌지 않았다.

(211223)나성범 FA 계약 체결
KIA 장정석 단장(왼쪽)은 FA 협상 시작 시점부터 나성범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 제공=KIA 타이거즈

FA 협상 시작 시점은 26일 자정, 나성범은 KIA 장정석 단장의 전화를 받았다. 나성범은 “자정이 되자마자 단장께서 전화를 걸어와 ‘KIA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날 창원까지 오셔서 좋은 말씀도 해주시는 등 나를 필요로한다는 것을 진심으로 피력하셨다. 솔직히 이 정성에 마음이 움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알려졌다시피 나성범은 에이전트 없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2012년 창단팀 NC에 지명돼 10년간 몸담은 팀을 떠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터. 그는 “NC와도 여러번 만났는데, 구단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조건을 제시해주셨다. 눈에 밟히는 후배도 많고 익숙한 환경이라 NC를 떠난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NC를 떠나게 돼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아보니, 구단 관계자들을 대면해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통해 얘기를 듣는 것과 직접 듣는 것은 차이가 크다. (직접 협상하는 게)어려운 일이기는 했지만 큰 경험이 됐다. 어차피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 직접 만나 결정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포토]NC 나성범, 골든글러브 시상식 왔어요!
NC 다이노스 나성범이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행사장으로 입장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목표는 우승이다. 대학(연세대) 졸업 후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으니 어린시절 열광했던 타이거즈를 다른 어린 팬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야구장으로 오는데 어릴 때 생각이 나더라. 해태 때부터 ‘타이거즈 선수’를 꿈으로 삼았으니 무등구장에서 야구를 보고, 하던 생각이 많이 났다.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개인과 팀성적뿐만 아니라 야구 외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 모든 선수가 그렇듯,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많이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승은 혼자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나성범은 “단장님께 ‘(양)현종이 형 좀 제발 잡아주세요’라고 말씀드렸다. 언제 또 이런 투수와 같은 팀에서 생활해보겠는가. 현종이 형과 같은 팀에서 뛰고 싶다”고 공개구애(?)를 했다. 양현종의 계약이 늦어져 나성범의 계약 발표가 늦어졌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현종이 형도 좋은 조건에 계약을 맺기만 생각했다. 둘 다 좋은 조건에 계약하면 좋은 일 아닌가. 순서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나성범은 “단장님께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양현종의 잔류를 바랐다.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돌아온 터라 할 일이 많다. 우선 가족과 함께 지낼 거처도 마련해야한다. 그는 “부모님께서도 좋아하시고, 가족들도 흔쾌히 광주로 이사가는 것에 동의했다. 몸관리 더 잘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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