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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남혜연기자]엄마의 마음이란 게 이런 것일까. ‘배우 오윤아’의 이야기를 하다가도 ‘엄마 오윤아’의 입장에선 유독 눈이 반짝였다.
“우리 민이는요~”, “민이가 요즘 정말 많이 변했어요”, “저는 엄마잖아요. 민이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좋죠” 등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그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오윤아는 “두렵고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다”고 말문을 연 뒤 “어느순간 용기가 생겼고, 많은 응원에 힘이 났다.민이도 함께 성장하고 있고, 우리의 이야기를 대중과 함께 공유하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며 최근의 감정 변화에 대해 말했다. ‘레이싱걸 출신’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연예계에 데뷔한 뒤 연기력으로 자연스럽게 ‘배우 오윤아’로 인정받은 그가 이제는 ‘엄마 오윤아’로 대중앞에 또 다른 얘기를 털어놓고 있는 요즘이다.
◇엄마 오윤아에게 또 다른 꿈이 생겼다“생각했던 것 보다 우리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났죠. 자연스럽게 인사도 해주시고, 그런 반응에 민이도 웃어요.”
요즘 오윤아가 느끼는 큰 변화다. 많은 사람들이 아들 송민(15) 군에게 인사하며 “민이씨 맞죠? 오윤아씨 응원해요” 등 이전에 비해 한결 자연스러운 시선으로 마주하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KBS2 예능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이었다. 아들과 함께 음식을 만드는 등 일상생활이 전파를 타면서 엄마 오윤아의 모습도 세상밖에 공개됐다. 그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을 공개하면서 “자폐아를 키우는 엄마들은 피해를 줄까봐 잘 안나오세요. 아픔을 겪는 엄마들이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내 메뉴가 출시되면 장애 아동을 위해 쓰려해요”라며 따뜻한 마음을 전해 눈길을 모은바 있다. 이후 가족을 공개하는 일상에 더 적극적이었다. SNS를 통해 민이와 여행을 하거나 공개했고, 이 시대를 열심히 살고있는 엄마 오윤아로 대중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오윤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감추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센터에 등록을 하거나 움직일 때 늘 민이와 함께였어요. 민이가 6학년이 되면서 사회성이 좋아지는 걸 보며 ‘만약 예능프로그램이 들어온다면 이제는 함께 해도 될 것 같아’라는 생각을 했어요”라며 자연스럽게 일상을 공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예상보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처음 카메라를 낯설어하던 민이는 어느덧 스태프들과 함께 어울렸고, 엄마 오윤아와도 한층 더 친밀해졌다. 배우 오윤아의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마음이 안정되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는 게 이런 의미였을까. 오윤아는 더욱 신나게 아이와 함께 세상밖을 누비게 됐다.
물론, 자폐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있다. ‘나는 어쩌면 연예인이라 더 많이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가 용기를 조금 더 낸다면 다른 사람들의 이런 아이들에 대한 시선도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늘 해 왔던 부분이다. “민이를 통해 감사하고 감동을 더 많이 받아요. 어느 순간 ‘민이가 나에게 큰 효도를 해주는 구나’라는 생각도 했고. 우리의 모습을 통해 ‘저도 한 번 용기를 내볼게요’라는 말도 많이 해주세요. 그럴 때 마다 ‘참 잘 했다. 우리 용기를 내서 더 잘 해보자’라는 말도 해요. 서로에게 힐링이 되고 있고, 더욱 열심히 이 세상을 잘 살아보고자 하는 용기가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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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이민정 등 동료 있어 든든한 연예계
“사실 저요... 제 친구, 동료들에게 고맙죠. 제일 힘든 시기, 그때 진짜 친구들 때문에 버틸 수 있었어요.”
진심이었다. 오윤아는 연예계 동료들 이름을 한 명 한 명 거론하면서 관련된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갔다. 솔직히 경쟁이 심한 연예계에서 친구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역시 이러한 점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속상하거나 힘이들 때 스스럼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단다. 갑자기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가족 외 기꺼이 함께 해주는 사람 역시 이들이었다.
“자주만나지는 못해요. (손)예진, (이)민정이 그리고 (송)윤아, (엄)지원, (이)보영 언니, (이)정현, (이)소연 그리고 (공)효진이… 등등. 가장 힘들었을 때 이들을 만났고, 항상 대화를 나눴죠. 정말 오래된 사이가 됐고, 이제는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죠.”
누구나 그렇겠지만, 친구 그리고 동료가 좋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한다는 점일 것이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존재, 오윤아는 이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어서 더욱 기쁘다고 했다.
그는 “구구절절 얘기하지 않아도,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돼요. 또 많이 배려해줘요. 위로도 많이 받았어요”면서 “사람이 사는 것은 다 똑같더라고요. 무너지지 않고 이겨내고 일어났던 것은 모두 이들이 있어서 가능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너무 꽃같고 예쁜 시절만 보다가 이들과 같이 여행을 가면 결국에는 대부분 ‘엄마’의 모습이에요.(웃음) 그런면에서 부모들은 다 똑같아요. 많은 대화속에서 위로를 찾아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윤아는 또한 ‘레이싱걸 출신으로 성공한 연예인 1호’로 꼽힌다는 것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말했다. “처음에는 좀 별로였는데, 이제는 자부심이 됐어요”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정말 열심히 했어요. 이것 역시 좋은 선배들을 많이 만나 배울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세상에는 혼자서 해 나갈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매번 대본을 봐주던 선배님 그리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감독님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라며 모든 공을 돌렸다.
◇이재명, 윤석열 등 대통령 후보에게 한 마디“소중한 한 표 꼭 행사해야죠. 요즘 정말 많은 것을 지켜보고 있어요. 꼭 좋은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윤아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자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각 후보들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그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장애인 복지였다. 무엇보다 오윤아가 겪은 고충을 또 다른 누군가는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오윤아는 “장애인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을 지정해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편의시설, 복지센터 등 다양한 곳에 많이 배치가 됐으면 해요”라면서 “사회적 약자들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속내를 얘기했다.
덧붙여 “아무래도 소수다 보니 장애인들에게 관심이 덜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곳은 장애인 보호구역입니다’ 혹은 ‘같이 지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등의 대안이 필요해요”라고 강조했다.
오윤아 조차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민이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을 지 몰랐다. 연예인 오윤아라 가능했고, 대중매체의 힘도 작용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때문에 자칫 민감할 수도 있는 이같은 사안에도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변화가 즐겁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제가 목표로 하는 게 조그만 건물을 사서 민이랑 식당을 자유롭게 하면서 복지센터를 하는 것”이라면서 “아이들이 갈 곳이 너무 없다. 어려운 아이들과 장애아동을 위한 시설들이 생각보다 많이 적어요. 또 대부분 저 같은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사업을 많이 하는데 힘들어해요. 나라의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차기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해주는 나라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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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버즈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