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_단체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K팝 호황이 지속되면서 코로나19 여파에도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K팝 기획사들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두며 활짝 웃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K팝 기획사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연매출이 1조원을 넘기기는 가요 기획사를 통틀어 최초다. 최근 금융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해 그룹 방탄소년단의 음반 판매 호조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콘서트 흥행 등에 힘입어 연결 기준 연매출이 1조2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58.0%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03억원으로 30%가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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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M

SM엔터테인먼트도 NCT와 에스파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7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자체 최고 실적을 거뒀다. SM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매출은 7015억원으로 2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85억원으로 무려 954.1% 늘었다. SM은 이와 더불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배당에 나선다. 호실적을 내면서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배당금 총액은 46억8000만원이다.

빅뱅과 블랙핑크 등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도 3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다. YG는 지난해 매출액이 3556억원, 영업이익이 506억원으로 각각 39.3%·370.4% 증가했다. 이 역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이다. FNC엔터테인먼트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021년 매출액은 전기 대비 약 11% 증가한 581억원이며,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해 2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굴지의 K팝 기획사들이 호황을 누린 이유는 음반 판매 호조 영향이 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가요계에서는 이 같은 엔터테인먼트사의 실적을 두고 코로나19로 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팬들의 지갑이 음반 구매에 ‘활짝’ 열린 점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고 봤다.

지난해 NCT 127과 NCT DREAM이 각각 트리플 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등 눈에 띄는 앨범 성장세를 보인 SM은 작년에 1762만장(2021년 12월31일 기준)의 음반 판매고를 올려 전년 대비 약 2배를 기록했다. 하이브 역시 작년 앨범 누적 판매량 1523만장 이상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8.0%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하이브는 지난해 11~12월 진행된 방탄소년단의 미국 LA콘서트가 공연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21만명의 현장 관객을 불러 모으며 큰 성과를 거뒀다.

[블랙핑크] 공식 이미지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올해 엔터 기획사들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엔터 사업을 기반으로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사업에서의 성과가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부터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잇따라 NFT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력한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엔터업계는 거대하고 탄탄한 팬덤을 등에 업고 메타버스와 NFT 등을 활용한 새로운 수익창출 활로를 개척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터사들이 기존의 음반, 공연 수익 기반에서 IP 강화를 통한 웹툰, 게임 사업 진출 등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그룹들의 데뷔, 컴백과 더불어 재개되는 콘서트 등의 개최도 매출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SM은 레드벨벳, NCT DREAM을 시작으로 엑소, 에스파 등이 올해 앨범발매를 하고 NCT 127의 해외투어도 개최될 예정이다. 하이브는 오는 3월 방탄소년단의 서울 오프라인 콘서트가 예정돼 있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 등의 첫 오프라인 콘서트가 열린다. 또한 방탄소년단은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콘서트를 여는 등 오프라인 공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K팝계 매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YG는 위너와 아이콘에 이어 빅뱅, 블랙핑크 등이 올해 컴백과 함께 월드투어를 예고한 상황이다. JYP는 트와이스의 해외투어와 함께 스트레이키즈, 있지(ITZY)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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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각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