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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63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는 가능할까.

대한축구협회는 중국의 포기로 미아가 된 2023 AFC 아시안컵 한국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개최권을 반납한 가운데 AFC는 새로운 개최국을 물색중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 이후 무려 63년 만의 아시안컵 개최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당시 우승한 이후 우리는 아시안컵 정상에 선 적이 없다. 홈에서 대회를 개최한다면 아시아 최강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협회는 한국 개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까지는 청사진을 그리는 단계에 있다. AFC에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정섭 협회 경영본부 본부장은 “일단 개최를 추진한다는 방향성은 잡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단계에 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AFC로부터 개최를 위한 조건을 받아야 우리도 상세하게 비딩 계획을 세울 수 있다. 5월 내로는 조건이 내려올 것 같고, 6월 안으로는 비딩을 마무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외신에서는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의 개최를 언급하고 있다. 문제는 시기다. 아시안컵이 예정된 6~7월에는 사실상 중동 국가 개최가 불가능하다. 카타르와 사우디의 7월 평균 기온은 40℃를 육박한다. 심각한 무더위 속 선수와 관계자들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결국 중동에서 아시안컵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캘린더 변경이 불가피하다. AFC 입장에서는 개최국 변경을 위해 과도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셈이다.

AFC가 이를 무리한 일이라 판단한다면 비교적 기온이 온화한 한국이나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대안이 될 만하다. 실제로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개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AFC가 아시안컵 일정을 그대로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중동 국가보다는 우리가 개최 조건에 맞는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조건을 충족시킨다 해도 갈 길은 멀다. AFC의 지침을 확인해야 알겠지만 조별리그의 경우 최소 2만석, 준결승부터는 4만석 이상 규모의 경기장을 확보해야 한다. 훈련 장소나 숙소, 여기에 경기장 조명 조도 등도 요건에 맞아야 한다. 이번 아시안컵에는 총 24개국이 출전한다. 선수단 규모가 거대하고, 경기 수도 많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데 6월 지방선거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큰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지자체에서 경기 개최에 선뜻 동의해줘야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대표팀 외 경기의 경우 관중이 기대만큼 들어차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티켓 수입을 통한 상업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 본부장은 “AFC도 급한 상황이라 조건을 전에 비해 낮춰갈 수 있다. 그것을 확인한 후 우리도 계획을 짜야 할 것 같다”라며 “아시안컵은 AFC에서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러한 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