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에이핑크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올해도 어김없이 ‘마의 7년’의 풍파를 피하지 못한 아이돌 그룹들로 가요계가 뜨겁다.

최근 오마이걸과 에이핑크가 각각 지호, 손나은의 탈퇴로 팀을 재편했다. 차근차근 그룹으로서 성장을 보여주며 7년차에 빛나는 절정을 맞은 두 팀이기에 완전체 재계약 불발 소식은 팬들에겐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살짝 설렜어’, ‘돌핀(Dolphin)’, ‘던던 댄스(Dun Dun Dance)’ 등을 통해 음원 강자로 우뚝 선 오마이걸은 변화를 맞았다. 지호를 제외한 효정, 미미, 유아, 승희, 유빈, 아린이 W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맺으면서, 오마이걸은 데뷔 7년만에 6인조로 개편됐다. 팬들 사이에선 지난달 30일 데뷔 7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팬미팅에서 지호가 눈물을 쏟는 영상이 회자되기도 했다.

같은날 몬스타엑스도 재계약을 두고 논의 중이란 소식도 전해졌다. 현재 멤버 중 셔누, 기현, 형원이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완료했다. 민혁, 주헌, 아이엠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다. 나머지 멤버의 재계약 여부에 따라 몬스타엑스의 이후 행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다이아가 9월 전속계약 종료를 기점으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고, 앞서 에이프릴, CLC도 해체를 선언한 바 있다.

몬스타엑스_1

아이돌 그룹에게는 ‘마의 7년’이라는 말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연예인 표준 약관에 따른 전속계약용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연예인과 기획사의 전속계약 기간은 최대 7년이다. 이로 인해 데뷔 후 7년 안에 팀이 해체되거나, 멤버가 탈퇴해 완전체로 유지하지 못하는 ‘7년 징크스’라는 말도 생겼다. 투애니원, 미쓰에이 등부터 최근엔 여자친구, 러블리즈 등이 이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7년차에 인기가 공고하다고 해서 이 징크스를 피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어느날 갑자기 내 가수가 해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팬덤에겐 숙명 같은 일로 여겨지기도 한다. 올해 7년차를 맞은 트와이스, 아이콘, 아스트로 등도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지난해 여자친구가 전속계약 종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해체하면서 이들의 재계약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자친구 러블리즈

K팝 아이돌 시장이 커지고, 아이돌 그룹의 형태도 여러 변화를 맞으면서 마의 7년을 극복하는 새로운 공식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JYP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종료 후, 각자 흩어졌던 갓세븐은 1년 3개월 만에 완전체로 모여 미니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연다. 또 멤버 휘인이 소속사를 이적한 마마무는 일부 활동에 대한 연장 합의 계약을 체결하며 그룹으로서 앨범 발매와 콘서트 활동 등을 통해 완전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해체를 발표하거나 멤버 일부가 소속사를 떠나도 ‘따로 또 같이’ 활동하는 선례도 늘고 있어 마의 7년이 그렇게 부정적이기만 하진 않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아이돌로서 활동의 폭이 부쩍 넓어지면서 오히려 멤버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과거엔 팀원이 한명이라도 재계약을 안하면 팀이 해체되는 분위기였던 반면 최근엔 멤버 재편을 받아들이며 각자의 자율성을 존중해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은 워낙 어린 나이에 시작하기 때문에 7년차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이기도 하다. 연기, 뮤지컬, 예능 등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그룹 활동을 하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팀의 애정도와는 별개로 7년간 그룹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면, 이후 멤버들 개개인의 선택에 소속사는 지지해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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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각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