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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상암=강예진기자] “충격받았다.”

국내 유소년 훈련을 지켜본 거스 히딩크 감독은 ‘긍정’보다 ‘부정’에 가까운 첫 마디를 내뱉었다. 그러면서 지도자들에게 뼈있는 조언을 남겼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2022 KFA 지도자 컨퍼런스가 열렸다.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을 맞아 히딩크 감독이 방한했다. 여러 경험담을 이야기하던 도중 히딩크 감독의 머리를 ‘띵’하게 만든 이야기 하나를 꺼냈다.

유소년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의 훈련 방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 온 후 국내 지도자들이 유소년을 가르치는 훈련에 참관한 적이 있는데 충격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선수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학대하듯 굉장히 강하게 요구했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다그치는 장면에서 그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수’를 통한 성장을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하는 실수에 대해선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실수하면서 해결책을 찾고, 성장하기 마련이다. 지도자들은 아이들이 실수해도 괜찮은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표 강원FC대표 이사도 거들었다. 이 대표는 “어렸을 때 나를 가르쳤던 감독님은 경기 시작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똑바로 해라’는 말을 수없이 하셨다. 나도 똑바로 하고 싶었는데, 정작 어떤 부분을 똑바로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떠올리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건 선수들이 경기하면서 창의적인 패스를 할 때 기술적으로 부족해 실수가 나오는데 지도자들은 그걸 보고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다 보면 지적당하지 않으려고 플레이할 수밖에 없다. 안 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긍정의 방향으로 잘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는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큰 틀 안에서 아이들이 어떤 걸 생각하는지, 올바른 방향으로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플레이 하나를 했을 때 ‘왜 그런 패스를 했는지’에 관해 물으면서 선수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이렇게 해’가 아닌 선수들의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