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힘차게 스윙하는 KIA 최형우, 삼성전 멀티 히트
KIA 최형우의 힘찬 스윙.  대구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광주=김민규기자]“난 내 자리로 가고 4번은 대인이가 있어야죠.”

프로야구 KIA의 최형우(38)의 솔직한 속내다. 오랜 만에 4번 타자로 출전해 결승타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만 같다. 그래서 본래 주인에게 애정(?) 담긴 조언도 했다.

KIA는 1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9-0으로 영봉승을 거뒀다. 이날 최형우는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더욱이 최형우는 지난 5월 21일 광주 NC전 이후 84일 만에 4번 타자로 올라 맹활약했다. 전반기 타율 0.227로 부진했던 타격감이 후반기 16경기에서 타율 0.387(62타수 24안타)로 살아난 것. KIA 사령탑 역시 최형우가 중심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줄 것에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전날 최형우의 4번 타자 출전에 대해 김종국 감독은 “(최형우가)지금 자기 스윙이 되니깐”이라며 짧고 굵게 답했다.

그리고 베테랑 최형우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경기 후 최형우는 “(4번 타자에 선지)84일이요? 더 오래된 줄 알았는데 그것 밖에 안됐느냐(웃음)”며 미소로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늘 (황)대인이한테 말했거든요. ‘빨리 감 좀 잡아라. 잘 좀 쳐라’고요. 난 내 자리로 가고 (4번은) 대인이가 있어야 한다. 난 그냥 6번을 맡아 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하면서 도와주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동안 4번 타자를 맡았던 황대인의 타격이 최근 주춤하면서 본인이 잠시 맡았을 뿐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로 황대인은 8월 타율 0.147(34타수 5안타)로 부진하다.

[포토]7회초 선두타자 2루타 터트린 최형우
KIA 최형우.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그래도 최형우는 오랜 만에 4번 타자로 나서 3타점 경기를 펼친데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일단 이겨서 좋다. 아시다시피 이제는 슬슬 중요한 경기들이 다 있기 때문에 최대한 이겼으면 좋겠다. 또 내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반기 부진했던 타격을 돌아보며 답답했던 심경도 토로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기세를 유지하며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도 담담하게 말했다. 최형우는 “전반기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부진이었다. 난 10개의 공을 치면 7~8개는 띄우는데, 계속 땅볼이 되더라. 옛날 사람이라 타구 속도, 발사각 이런 거는 잘 모른다. 뭔가 밸런스가 맞지 않아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젠 내 스타일대로 내 스윙을 찾은 것 같다. 지금은 그냥 아웃되더라도 내 스윙이 나오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남은 시즌에 임하는 자세와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홈런을 많이 치겠다는 욕심보단 현재 기량을 유지하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다짐이다.

최형우는 “솔직히 지금에 만족한다. 홈런이 나오길 바라는 건 없다. 올 시즌 이대로 유지하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내년 시즌을 또 이렇게 준비하고 싶다”며 “우리는 지금 그냥 이겨야 된다. 어떻게든 이겨야하고, 누구든 이겨서 위로는 좁히고 밑으로는 좀 벌려서 (가을야구)목표에 조금씩 도달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