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목없습니다!\' 성남 선수들[포토]
성남선수들이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프로축구 수원삼성과 성남FC의 경기에서 1-4로 패한 후 서포터즈를 찾아 인사하고 있다. 2022.8.14.수원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아직 포기할 시점은 아니다.

성남FC는 최근 치명적인 2연패를 당했다. 하위권에 묶여 있던 김천 상무, 수원 삼성을 상대로 모두 패하면서 반등에 실패했다. 26경기를 치른 가운데 수원이 승점 27, 김천이 26점으로 각각 10위, 11위에 올라 있고 성남은 18점으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수원에 9점, 김천에 8점 뒤진다. 지금 순위면 성남은 K리그2로 다이렉트 강등을 당하게 된다. 최근 2연패가 성남에겐 어느 때보다 뼈 아프다.

14일 수원전 패배 후 김남일 성남 감독은 “어떤 것부터 손을 대고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성남은 앞서 인천 유나이티드, 제주 유나이티드를 잡으며 분위기를 반전한 것 같았지만 두 경기에서 8실점을 기록하며 나란히 1-4 대패를 당했다. 회복한 것 같았던 경기력과 정신력이 다시 무너졌으니 김 감독도 ‘멘붕’에 빠질 만하다.

그렇다고 잔류를 포기할 때는 아니다. 12경기면 충분히 따라잡을 기회는 남아 있다. 무엇보다 바로 위에 있는 김천은 주요 자원 전역으로 전력이 하락한다. 파이널 라운드에 가면 바로 위에 있는 팀들과의 맞대결도 남아 있다. 한 계단만 올라가도 플레이오프를 통해 K리그1에 남을 기회가 열린다.

문제는 김 감독 체제에서 회복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김 감독은 이미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 지난달 휴식기 동안 선수들을 독려해 인천, 제주전 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김 감독이 가진 ‘형님 리더십’이라는 장점을 발휘한 결과였다. 김 감독은 2년 연속 성남의 잔류를 견인했고, 나름의 성과를 냈다.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 한계가 드러났다. 김 감독조차 “이 분위기를 어떻게 다시 잡아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라고 말한 것처럼 급격하게 추락한 흐름을 다시 잡기는 쉽지 않다. 김 감독은 여전히 선수들의 지지를 받는 리더이지만 선수들이 좋아하는 것과 성적을 내는 것은 다른 영역에 있다. 이 정도면 김 감독의 리더십이 한계를 드러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대로면 연패는 길어지고 성남은 걷잡을 수 없이 더 추락할지도 모른다.

성남에겐 잔류를 위한 ‘골든타임’이 지금이다. 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성남이 마지막까지 반전을 하려면 극단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K리그 관계자들의 공통의견이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적이 있는 한 관계자는 “성남이 지금까지 어느 정도 희망을 갖고 버텨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직면한 것 같다. 막판에 뭐라도 해보려면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선수들이 확실한 자극을 받고 강등 위기의식을 느끼려면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성남은 이제 마지막 선택을 할 때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성남이 사령탑을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가 끝난지 두 달이 넘었지만 성남시에서는 여전히 축구단에 무관심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성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시에서는 그냥 2부리그로 떨어져 예산을 줄이는 게 낫다는 스탠스를 취하는 것 같다. 구단에서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시에 감독을 교체하겠다고 보고하기 어려운 것으로 안다. 그래서 아무런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면초가에 갇힌 성남이지만 이대로면 허탈하게 ‘지옥’ 2부리그로 다시 떨어져야 할지도 모른다. 감독 교체든, 자진 사임이든, 혹은 대행 체제로의 변화 등 어떤 식으로든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마지막 남은 희망의 크기는 점점 작아질 수밖에 없다. 생존을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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