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문환 \'어딜 감히\'
김문환이 지난달 24일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상대 히메네스와 볼다툼을 하고 있다. 알라얀(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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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여정이 끝났다. 아무래도 축구를 경험하면서 본 월드컵이어서 그런지 여태까지 본 대회 중 가장 마음으로 함께했던 것 같다. 황희찬 선수가 종료 직전 극적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16강을 확정한 포르투갈전은 다음 날 눈이 부을 정도로 울면서 봤다. 특히 황희찬 선수가 득점한 뒤 남은 추가 시간,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우리의 16강행을 판가름할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기다리기까지 마음 졸인 순간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때 ‘골때리는 그녀들(골때녀)’에 출연 당시 내가 속한 발라드림과 불나방의 승강전도 떠올랐다. 당시 우리는 1-2로 뒤지다가 경기 종료 2초를 남겨두고 동점골을 터뜨렸다. 나와 모든 선수가 눈물을 흘리며 기적 같은 순간을 만끽했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불나방을 이기고 슈퍼리그로 승격했다. 왠지 한국이 16강에 오르는 과정과 닮은 것 같아서 마음이 더욱더 벅찼다. 비록 16강전에서 ‘세계 1위’ 브라질에 졌지만 월드컵 기간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과 열정은 나를 포함해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세계 최고 선수가 경쟁하는 월드컵을 집중해서 봤더니 나도 더 축구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시청각 효과라고 할까나. 워낙 뛰어난 선수들의 플레이를 반복해서 보니 내가 하지 않았음에도 실력이 늘어난 것 같다.

[포토] 황희찬이 해냈다
황희찬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가장 돋보였던 건 우리 대표팀의 ‘황소’ 황희찬 선수다. 공을 몰고 자신 있게 돌파하고 상대를 제친 뒤 마무리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와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고 여겼다. 자신감 자체가 상대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또 감정적으로 가장 와닿은 선수는 오른쪽 풀백으로 뛴 김문환 선수다. 아마 내가 가장 몰입해서 본 선수이지 않을까 싶다. 공수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줬는데, 유독 앞머리가 가장 빨리 땀에 젖는 선수였다.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뛰고 있구나’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나 뿐 아니라 ‘골때녀’에 출연하는 모든 여자 출연자도 경기에 나서면 머리카락이 흐트러지고 얼굴도 땀범벅이 되지만 신경 안 쓰고 최선을 다해왔다. 그런 마음을 느껴서인지 김문환 선수의 남다른 투혼은 인상적이었다.

카타르 월드컵에 나선 한국 축구를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 ‘자.랑.스.럽.다’. 너무나 멋진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로 인해 다음 월드컵은 꼭 현장에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우리에게 행복한 기억을 심어준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26+1 태극전사’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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