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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세터 이윤정. 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 수원=박준범기자] 한국도로공사 세터 이윤정(26)은 처음 치르는 큰 무대를 즐겼다.

이윤정은 플레이오프(PO)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키플레이어로 이윤정을 꼽았다. 더욱이 이윤정은 봄 배구 경험이 없다. 정규리그 내내 김 감독의 꾸중을 들었던 이윤정은 PO를 앞두고 “저, 간 큽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경기 전 김 감독은 “윤정이만 잘하면 모두가 잘할 것”이라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정작 뚜껑이 열리자 이윤정은 안정적으로 공을 뿌렸다. 캣벨(29득점)과 박정아(17득점)은 물론 배유나(13득점)를 적절히 활용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확실하게 ‘좋았다’고 말은 못 하겠고, 첫 PO치고는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이윤정은 “PO 무대를 많이 경험해 본 언니들이 ‘즐기자’고 편하게 하라고 했다. 즐겼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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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김종민(왼쪽) 감독이 23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터 이윤정을 독려하고 있다. 제공 | 한국배구연맹

이윤정은 미디어데이에서 자신을 향한 김 감독의 발언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러 기사를 보지 않았다”고 말한 이윤정은 “감독님이 ‘잘할 것 같다’ ‘간이 얼마나 큰지 보겠다’고 장난으로 말해서 부담이 조금 덜했다”라며 “(내 플레이에) 아직 만족은 못한다. 공격수들과 호흡이 완벽하지 않았다. 내 플레이에 70점을 주고 싶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PO라고 특별하게 준비한 건 없었다고. 이윤정은 “PO 무대라고 떨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정규리그 때처럼 똑같이 준비했다”고 강심장임을 알렸다. 1차전 기쁨은 뒤로 하고, 오는 25일 PO 2차전이 기다린다. 2차전은 도로공사의 홈인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도로공사에는 베테랑들이 많은 만큼, 2차전에서 끝내는 것이 유리하다. 이윤정은 “1경기가 남았다. 누구나 그렇듯이 꼭 이기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