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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이현욱이란 동명이인이 참 많아요(웃음)”
배우 이현욱이 최근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서 정형외과 의사 최유빈 역을 맡아 9개월간 열연을 펼쳤다. 상반기 ‘쓰리 데이즈’에 이어 두 번째 드라마를 통해 이제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한둘 생겼지만 아직 이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는 “이현욱은 평범한 이름이라 가수, 텔런트 겸 모델도 있고 가장 유명한 분은 건축가다. 사주를 보니 운이 막힌다고 개명을 추천했지만 오기가 생겨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데뷔 후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내며 어느새 이현욱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게 됐다. 최근에는 tvN ‘미생’을 통해 일약 대세 스타로 등극한 변요한과 친분으로 그의 이름이 더 많이 오르내렸다. 친한 후배이자 동료인 변요한의 성공이 부러울 수도 있지만 그는 “아끼는 동생이 잘 돼서 정말 기쁘다. 힘든 시기도 같이 보냈기에 너무 뿌듯하다”면서 “솔직히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힐 기회가 늘어난 것은 부럽다”며 속내를 전했다. 이어 “동생 덕에 내 홍보도 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며 미소 지었다.
어느새 연기생활이 10여년을 넘어선 이현욱은 중학교 시절 친한 형이 보조 출연하는 걸 보고 연기를 시작해 안양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데뷔 기회는 쉽사리 오지 않았다. 계속 무대를 맴돌며 연기해오면서도 고민은 이어졌고 확신이 들지 않아 무작정 일본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1년간 유학생활을 마친 후 주위 동료들의 활동을 보고 피가 끓어올라 연기 열정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그 뿐만 아니라 연극 ‘이’를 통해 만난 오만석과 영화제를 통해 인연을 맺은 박성웅은 자신이 나아갈 길을 잡아줬다. “두 분 모두 친형 같이 아껴주셨다. 직접적인 지시보단 생각할 시간을 주며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셨다”며 고마워했다.
그 사이 지난 2012년 제10회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에서 단 한 명의 배우에게 주어지는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특히 단편영화 ‘어깨나사’에서 그가 연기한 킥복서 역할은 당시 연기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던 자신의 상황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게다가 원래 주인공으로 내정된 배우가 촬영 일주일 전 개인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며 운명적으로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상을 받을 때 위로가 됐다. 내가 잘해서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 상은 나에게 앞으로 남은 긴 연기 여정에 용기이자 위안이 됐다. 이제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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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눈매와 다소 냉정해 보이는 표정, 그리고 도시적인 외모가 그의 매력으로 이후 두편의 드라마와 영화 ‘표적’에서도 차가운 역할의 캐릭터를 소화했다. 차기작을 고려중인 그는 “나에게 차가운 이미지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이제는 이현욱만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특히 우스꽝스럽지만은 않은 블랙코미디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어느새 내년이면 만 30살이 되지만 더 이상 조급한 마음은 없다. “일보전진한 친구들도 있지만 나 또한 느린 편은 아니다. 물론 이제는 돌아갈 곳이 없다.(웃음) 지금껏 연습한 것을 이제 처음이라는 마음을 유지하며 단추를 잘 채워 나가고 싶다”며 다가올 시간을 기대했다.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