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걸그룹 EXID는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불립니다. 2014년 10월 EXID의 한 팬은 경기도 파주 한마음 위문공연에서 촬영한 '위아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요. 이 영상이 화제를 모으며 음원 순위 100위권 밖에 있던 노래는 1위를 차지했고, EXID는 음악방송에 '강제 소환'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백아연 역시 지난해 5월 발표한 '이럴거면 그러지말지'가 순위 역주행을 하며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역주행' 하면, 배우 채지안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서는 노을의 '잊혀진다는 거'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그의 모습이 화제인데요. 이 노래는 노을이 2013년 11월 발표한 두 번째 미니 앨범 '흔적'에 수록된 곡입니다.


약 6년간 피팅모델로 활동한 채지안은 최근 한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맺고 배우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아직 제대로 된 작품 활동이 없어 배우로 불리는 게 부끄럽다는 채지안을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채지안이란 예명에 담긴 뜻이 궁금합니다


아름다운 땅이 있어 안정을 이루고 편안해진다는 뜻인데요. 부르기 쉽고 제 이미지와 어울리는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 이름 뜻만 보면 부동산 관련 일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듣고 보니 그렇네요(웃음). 하지만 아직 그쪽 방향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답니다.


- 당황스러운 질문이었을 텐데 성실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패션 잡지 보는 걸 좋아하고 친구들에게 주목받는 걸 좋아했어요. 카메라가 있으면 많은 사람 앞에서 포즈 잡는 것도 어렵지 않았죠. 어떻게 보면 끼를 타고난 것 같아요.


- 누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기분 좋아지고…혹시, 애정결핍?


아니오(웃음). 저 정말 과분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어요. 절대 아닙니다!


- 지안씨로부터 밝은 기운이 느껴지는 이유가 있었군요. 패션 쪽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피팅 모델로 활동하게 됐나 봐요


6년 전 한 의류 쇼핑몰에서 아이돌 그룹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친구가 지원하면서 제 이력서도 함께 제출했다고 들었어요.


- 아이돌 프로젝트에 지원했는데 피팅모델이 된 건가요


업체로부터 오디션을 보자는 연락을 받았는데 춤과 노래에 소질이 없어서 못 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그러자 업체 측에서 피팅모델을 제안한 거죠.


- 아이돌로 데뷔할 좋은 기회잖아요. 노래와 춤에 얼마나 소질이 없기에 그런거죠


제가 부르는 음과 사람들이 듣는 음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돌이라면 칼군무는 기본인데 제겐 너무 어려운 일이죠. 춤 실력이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정도예요(웃음).


- 아쉽네요.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아이돌 그룹이 지금도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정확하게 들은 건 없지만, 프로젝트가 무산됐다고 들었어요.


-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이 떠오릅니다. 모델로 활동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을 텐데요


특별히 힘든 건 없었어요. 오히려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알아보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등 즐거운 기억이 더 많아요.


- 그래도 수입이 적으면 생활이 힘들 수도 있잖아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적은 편은 아니었어요.


- 아. 일이 힘들더라도 버는 게 적지 않으면. 뭐. 그래요. 우리 다른 얘기 할까요? 패션 감각도 뛰어날 것 같아요


보기와 다르게 꾸미는 걸 귀찮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흰 티셔츠에 청바지처럼 가볍고 심플하게 입는 걸 좋아하죠.


- 오늘 인터뷰도 '귀차니즘' 때문에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은 건가요


아니에요ㅎㅎ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자연스러운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 제가 오해할 뻔했네요. 음. 그런데 말입니다. 수입도 괜찮은데 계속 피팅모델로 활동해도 되지 않았을까요


촬영할 때 나보다 옷이 먼저라는 게 아쉬웠어요. 채지안이 가진 느낌을 표현하고 싶은데, 본인이 가져온 화보 속 연예인처럼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도 많았고요. 그러던 중 노을의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몇몇 CF를 촬영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 후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배우의 꿈을 갖게 됐죠.


- 온라인 커뮤니티를 봤더니 지안 씨가 이민정 씨를 닮았다는 댓글이 많더라고요


고등학생 때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화제를 모았는데, 그 후로 이민정 선배를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어요.


- 지금 보니 정말 많이 닮았네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많이 닮았나요(웃음)? 정말 아름다운 분인데 당연히 기분 좋죠. 하지만 많이 부족한 저를 그렇게 봐주시니 부담스러운 것도 있어요.


-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네요. 지안 씨가 생각하는 연기의 매력은 뭔가요


평소 내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편인데, 가상의 인물로 분해 여러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연기를 배운지 아직 1년도 안 됐고, 알면 알수록 어렵고 부족한 걸 많이 느끼지만 정말 재미있어요.


- 어떤 일이든 즐길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죠. 혹시 인상 깊게 본 작품이나 배역이 있나요


최근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이란 영화를 봤어요. 케이트 허드슨이 출연한 작품인데 극 중 캐릭터가 밝고 귀여우면서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 영화 제목이 예사롭지 않은데…혹시 지안씨가 처한 상황에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인가요


아니요. 지금은 연기 공부에 집중할 때라 연애를 안 하고 있고 할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하하하.


- 그렇군요. 벌써 한 시간이 훌쩍 넘었네요. 향후 계획 질문으로 인터뷰 마무리할게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어떤 것도 흡수할 수 있고, 변화 가능성도 크잖아요. 색깔로 보면 흰색인 거죠. 아직 배우로서 활동을 안 했기 때문에 지금은 뭐든지 열심히 배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진정한 배우가 되는 그 날까지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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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니지먼트 에이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