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NC 김경문 감독, 테임즈 빼긴 했는데...
NC 김경문 감독이 2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NC와 삼성의 더블헤더 2차전 중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더블헤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도 선발 출전했던 테임즈를 1회말 타석에서 조영훈으로 교체했다. 테임즈는 지난 주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알려졌다. 2016. 9. 29. 마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NC가 삼성과의 더블헤더를 독식하며 자력으로 2년연속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주포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사고 때문에 웃지 못하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29일 마산구장에서 삼성과의 더블헤더 경기 후 만난 김경문 감독은 “경기 하면서 기뻐해야 하는 날인데 감독으로서 부끄러움과 부족함을 느낀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PO직행을 일궈내고도 죄인처럼 고개를 숙였다. NC는 올시즌 7월 선발투수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구속돼 선수자격이 실격되는 홍역을 치렀다. 또 다른 선발투수 이재학 역시 승부조작 혐의가 소문으로 나돌며 구설수에 올라 한 동안 2군에 머물며 경찰조사까지 받는 아픔을 겪었다. 이런 우여곡절과 시련을 이겨내고 당당히 플레이오프 직행을 일궈냈지만 바로 당일 테임즈의 음주운전 파문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김경문 감독은 “올해는 팀이 여러가지 일을 많이 겪었다. 기쁨 보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며 “감독 13년을 했는데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은가 보다. 시즌 마무리 잘 하고 시즌이 끝나면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사실 다 큰 성인인 프로야구 선수들의 잘못을 놓고 모든 것을 감독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유니폼 입은 선수들에게 일어난 잘못은 구단 보다는 감독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선수들의 모든 잘못의 1차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테임즈는 지난 24일 경기 후 방한 중인 어머니와 식사를 한 후 음주음전 단속에 걸렸다. 지난 25일과 27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29일 더블헤더 1경기에 출전했고, 2경기에는 이름을 올리고 1회 수비를 마친 후 1회말 공격에서 대타 조영훈으로 교체됐다. 이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테임즈의 음주음전 사실에 대한 보고는 더블헤더 2차전 시작 후 알았다. 미리 알았더라면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25일과 27일엔 주전들을 모두 쉬게 하던 터였고, 테임즈에 대한 보고는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테임즈가 KBO로부터 제재를 받게 된다면 포스트시즌 출전여부도 불투명해진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2-3으로 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NC로선 뼈아픈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팀에서 선수들이 잘못한 부분이 있는 만큼 없으면 없는 대로 준비해야한다. 테임즈가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인건 사실이지만 KBO로부터 어떤 징계가 나오든 달게 받아야 한다. 없으면 없는대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은 거듭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말로만 하는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 같아 감독으로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