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 연장 첫번째 홀에서 우승 확정
김해림이 연장전에서 버디를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양주=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행운의 샷 이글이 또다시 ‘기부천사’ 김해림(27·롯데)의 얼굴에 함박웃음을 피게 했다. 호주교포 이민지(20·하나금융그룹)는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을 따돌리고 LPGA투어 시즌 2승에 성공했다.

김해림은 23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골프장 산길·숲길 코스(파72·6800야드)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연장승부끝에 정희원(25·파인테크닉스)을 따돌리고 시즌 두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둘은 최종 라운드에서 나란히 5타를 줄이며 19언더파 269타로 공동선두에 올라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김해림은 티샷이 왼쪽으로 말리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러프에서 친 두번째 샷은 가까스로 그린에 올라 홀컵 10m에 거리에서 멈췄다. 반면 정희원의 두번째 샷은 홀컵에서 5m 거리에 안착해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하지만 김해림이 먼저 10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정희원은 흔들렸고 결국 5m 퍼트가 홀컵을 살짝 외면하면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우승컵은 김해림의 차지가 됐다.

지난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 이어 두번째 정상에 오른 김해림은 공교롭게 두 대회 모두 행운의 이글 샷이 우승을 이끌었다. 투어 데뷔 9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올린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5번홀(파4) 샷 이글을 잡았고 이날은 6번홀(파4)에서 잡은 샷이글을 발판으로 선두로 도약하며 우승의 길을 닦았다. 김해림은 73m를 남기고 52도 웨지로 친 볼이 그린에 올라와 약 3m 가량 굴러가더니 거짓말처럼 홀컵에 빨려 들어가자 우승을 한듯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그 상황에 대해 “첫 우승때도 샷 이글을 한 뒤 우승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우승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예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글 후 단독선두를 달리다가 정희원의 막판 추격에 연장전을 허용했지만 결국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민지 4번홀 티샷 날리고 있다
이민지

우승 후 김해림은 “바라던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해서 만족스럽다. 올시즌 그만 뛰어도 좋을 정도로 더이상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2009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이래 시즌이 끝나면 상금의 10%를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해서 ‘기부천사’로 유명한 그는 “팬클럽(해바라기) 회원분들이 많이 응원을 와주셨다. 회원들이 제가 버디를 할 때마다 1000원씩 모은다. 저도 상금의 일부를 보태 팬클럽 회원들과 좋은 일에 쓰겠다”고 웃었다.

이민지는 이날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지안 레이크 블루베이 골프클럽(파72·677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블루베이 LPGA(총상금 21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2위 제시카 코다(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킹스밀 챔피언십과 올해 4월 롯데챔피언십에 이은 우승으로 시즌 2승이자 투어 통산 3승째다.

이민지는 막판까지 아리야 주타누간(태국)과 경기 내내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코다와 공동 1위로 출발한 이민지는 1번홀과 8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16번홀까지 주타누간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하면서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주타누간에 공동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승부는 결국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갈렸다. 이민지가 3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면서 홀 약 1.5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은 반면 주타누간은 티샷이 왼쪽으로 밀리면서 물에 빠져 3위로 밀렸다.

한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전미정(34)이 한국인 최다승 신기록을 달성했다. 전미정은 23일 일본 효고현 마스터스 골프클럽(파72·6523야드)에서 열린 노부타 그룹 마스터스 GC 레이디스(총상금 1억4000만엔)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해 통산 24승째를 달성, 고(故) 구옥희가 세웠던 JLPGA 투어 한국 선수 최다 우승(23승) 기록을 경신했다.

ink@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