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정 골퍼
성은정 골퍼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0.19.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위원석 체육1부장]한국여자골프는 얼마전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세리(39) 이후에도 끊임없이 세계 정상급 선수를 배출해왔다. 그야말로 마르지 않는 샘과 같았다. 올해 또 한명의 걸출한 차세대 대형 선수가 탄생했다. 현재 서울 영파여고 2학년에 재학중인 10대 소녀 성은정(17)이 바로 주인공이다. 그는 올해 미국에서 열린 US여자주니어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와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거푸 제패하면서 2관왕에 올랐다. US아마선수권대회 주니어부와 성인부에서 모두 우승한 것은 여자로서는 성은정이 처음이고 남자로는 왕년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밖에 없다. 그만큼 엄청난 성과를 냈다. 성은정이 프로무대에 뛰어든 뒤 어떤 잠재력을 터뜨릴 지 예상조차 하기 힘든 이유다. 최근에는 국내 스포츠마케팅업체의 선두주자인 스포티즌과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었다. 지금은 고교 선수의 입장이지만 그가 과연 불과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프로전향 이후에도 ‘타이거급’의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펼쳐보일지 전세계 골프계가 주목하고 있다. LPGA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마친 성은정과 지난 19일 서울 청담동에 있는 스포티즌 사옥에서 만났다.-최근 국내에서 열렸던 LPGA투어인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아마 선수로는 18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는데 만족했나요, 아쉬움은 없었나요?

어떤 대회든 아쉬움은 항상 남는 편이지만 이번 대회는 대체로 만족스러웠어요. 예선을 치르지 않고 친 점도 좋았고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했다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물론 국내에서 열려서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재미있었고 (결과도)어느 정도 만족스러웠어요.

-올 시즌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도 출전 경험이 있는데 어차피 가까운 미래에 LPGA투어가 주무대가 될 가능성이 꽤 높잖아요. LPGA투어 대회는 무언가 느낌이 다른가요?

TV에서만 봤던 리디아 고, 브룩 헨더슨 이런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 신기하죠. 또 성적까지 나오면 자신감도 쑥쑥 올라가고 ‘앞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구나’하는 동기부여도 많이 되요. 저같은 경우에는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LPGA대회에)나가는데 오히려 부모님들은 충분히 우승할 실력이 된다고 하시는 것같아요(웃음). 자신감을 심어주시려고 그러시는 거겠죠. 기자분들도 내가 자신감있는 스타일로 치고 하니까 당돌하구나 이렇게 보시는 것같기도 하구요. 아무튼 자신감은 있어요.

-마침 이 대회에서 박세리가 현역 은퇴식을 했죠. 은퇴식 현장을 지켜봤나요? 세대차가 너무 커서 큰 감흥은 없었을 것같기도 하구요.

솔직하게 말하면 박세리 선배님이 선수로 제일 잘 나가던 시절, 맨발의 투혼 이런거 하셨을 때는 저는 태어나지도 않았으니까요(박세리는 1998년 LPGA투어에서 4승을 하면서 혜성처럼 전세계 골프계를 강타했고 특히 그해 US여자오픈에서 그 유명한 ‘맨발의 샷’을 날려 IMF사태로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줬다. 성은정은 그 다음해인 1999년에 태어났다). 박세리 선배님이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그런 것은 전혀 못봤으니까 사실 잘 모르죠. 하지만 그날 은퇴식에서는 참 감명을 받았어요. 전날 갈라쇼때부터 그랬지만 이렇게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 선수로 은퇴를 한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저도 나중에 ‘명예의 전당’에 꼭 들어가고 싶다는 목표의식도 생겼구요.

-‘박세리 키즈’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나이는 전혀 아니고, 가장 영향받은 선배 골퍼가 있었나요.

어릴 때는 (골프)방송도 안보고 해서 선배 언니 골퍼들을 잘 몰랐어요. 그래도 김송희 언니가 초등학교때부터 롤모델이었어요. 어느 날 우연히 TV로 경기를 하는 것을 봤는데 너무 멋있었어요. 그래서 (김송희가 다니던)연세대에 가야지 하는 생각을 했죠. 초등학교 5,6학년때 우연히 연습장에서 언니를 만났는데 레슨도 해주고 그래서 너무 좋았어요. 그후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어요.

-부모님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니 어린 시절부터 이런저런 운동을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그 가운데 골프를 하게된 계기가 있다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집에 있는 장남감 골프채를 갖고 잘 놀았다고 해요. 그때는 그게 골프인줄은 몰랐겠죠. 제가 운동을 참 좋아했어요. 공부하는 것은 좀 싫었구요. 축구도 좋아하고, 농구도 좋아하고 수영 골프 이런 것도 다 배우고 그랬죠. 이런저런 운동을 다 좋아하고 잘했는데 초등학교 3학년때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삐었어요. 당시 골프레슨을 받고 있었는데 다리를 다치니 자연히 골프도 쉬게됐죠. 그런 분위기에서 부모님들이 골프쪽으로 (분위기를)몰고 간것같아요. 축구를 하다보면 다치니까. 처음에 골프 레슨을 받았을 때는 채가 하나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조금씩 하다보니 사용하는 채가 점점 느는거예요. 퍼터도 재미있어지고. 그래서 점점 흥미를 붙여가고 있는데 4학년때 필리핀으로 처음 전지훈련을 가게 됐어요. 거기서 고등학교 오빠들이 필드에게 상비군 태극마크를 달고 공을 치는 것을 보는데 멋있어 보이더라구요. 필드에 나가봤는데 어렸을 때부터 거리가 좀 나가다보니 첫 이글도 잡고 그랬어요. 그러니 재미가 더 붙었죠.

-어렸을 때부터 장타였군요. 4학년때 첫 전지훈련 갔을 때 드라이버로 얼마쯤 날렸는지 기억나요?

드라이버로 한 200야드 치고 그랬어요. 이렇게 나가니 주위에서도 주목받게 되고 기분도 좋아지고 그랬어요. 5학년때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했는데 바로 우승했어요.

-부모님이 모두 농구 선수 출신이라고 들었어요. 이런게 영향이 있었겠네요. 운동신경 물려받은 것도 있겠고.

어릴 때부터 공가지고 노는 것은 다 좋아했어요. 나중에 피트니스 하러 다니고 그러면 주변에서 (그런 체격 조건을 물려받은 것에 대해서)부모님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랬죠. 농구도 참 좋아했는데 부모님이 농구 시키실 생각은 안하시더라구요(웃음).

-최소한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는 본격적으로 골프선수의 길을 걸어온 것같은데 골프하면서 힘든 점은 머예요? 또래들과 다른 생활을 하는건데.

어릴 때는 그런 것이 없었던 것같아요. 학교도 잘나가고 골프하는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그랬으니까요. 오히려 지금은 이것저것 좀 알게 되니까 나가고 싶고, 집에 있는게 싫고, 친구보고 싶고, 놀러도 가고 싶고 그렇죠.

-한창 놀고 싶은 나이잖아요. 그런데 대회 안 나갈 때는 하루 연습시간이 어떻게 되나요?

하루에 공 치는 시간만 6~7시간 정도 되요. 그외에 2시간 정도 피트니스를 하구요. ‘1만 시간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읽다보니 어느 분야에서 톱이 되기 위해서는 하루 3시간씩을 투자하면 10년이 걸리고, 8시간씩을 쓰면 3년이 걸린다고 하더라구요. 골프 연습을 하다보면 드라이버만 치는 것도 아니고 어프로치 연습도 하고 퍼터도 하고 그러면 연습시간이 많아야 해요. 그래서 다시 마음을 잡았죠. 역시 연습을 해야 하는구나.

-그렇게 훈련을 많이 하다보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친구들과 전화해서 수다도 떨고 사람들 흉도 보고. 먹는 것도 좋아하는데 체중이 너무 안늘게 조절해야 하니까.

-숙녀에게 이런 말 물어보기가 그렇지만…

(질문을 중간에 탁 자르면서)72㎏ 나가요. 2,3년전에는 더 나갔어요. 한데 요즘은 운동을 하면서 살이 오히려 빠진 거예요. 여자치고는 많이 나가는 편이지만 키(175㎝)가 있어서 그런지 다들 그 체중으로는 보지 않더라구요.

-그 키에 그 체중이 지금 나이에는 골프선수로서 파워나 밸런스에서 가장 좋다고 느끼는 건가요?

지금 나에게는 가장 적절한 것같아요.

-운동 시간이 많은데 공부는 어떻게 병행하고 있나요? 특히 나중에 미국무대 진출하려면 영어 준비를 잘 해야되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영어에 대한 끈은 놓지 않았어요. 지금도 개인교사와 공부하고 있어요. 올해 미국에서 대회를 하면서 외국 친구들도 많이 사궜어요. 미국친구들, 중국이나 대만친구들하고 이야기하니 확실히 많이 영어가 느는 느낌이더라구요. 지금도 LPGA대회 인터뷰 번역본도 보고 유튜브에서 동영상도 보고 그래요.

-아직 프로로 되기 전인 아마추어인데도 성적에 대한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있나요?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골프계에서는 1988년생(박인비 최나연 등이 이 나이때이다) 다음에 우리 동기인 1999년생이 나온다라는 말이 있데요. 그만큼 우리 또래에 잘 치는 친구들이 많아요. 아마 대회에 나가면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프로 대회에 나가면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일단 다 시도해 보려고 하구요. 그러다고 망하는 경우도 많지만(웃음).

-중학교 1학년때인 2012년부터 주요 대회 우승을 정말 많이 했네요. 그러다보면 ‘내가 정말 특출난 선수’라고 느끼게 되나요?

어렸을 때부터 장타여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어요. 점점 학년이 올라오면서 거리가 비슷해지고, 나는 항상 일등이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주변의 아이들이 따라온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제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려고 해요. 다른 사람이 내 경쟁자가 아니다. 내가 골프를 치다보면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겠지만 내가 경쟁자다. 이런 생각을 하죠. 올해는 프로 대회에는 별로 욕심이 없었어요. 지금 아마인데, 나중에 프로가 되면 아마대회에서는 우승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중요한 아마 대회 두개는 꼭 우승하고 싶었고 다 이뤘네요.

-정말로 올해 아마추어로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죠. US여자주니어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했고, 또 US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우승했구요. 아마선수권대회를 주니어와 성인부 모두 차지한 것은 여자로서는 성은정 선수가 처음이고, 남자로는 타이거 우즈밖에 없다고 하죠. 이 정도면 ‘내가 타이거 우즈급인가’라는 생각도 할만 하네요.

(활짝 웃으면서)맞아요. 우승을 하고 나서 미국에서 방송을 보는데 타이거 우즈랑 저를 비교하는 것을 보고 ‘정말 내가 그런 급인가’하고 영광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적이 있었어요. 타이거 우즈는 아마에서 그런 성과를 낸 뒤 계속 잘 올라가서 프로에서도 성과를 낸거죠. 저도 앞으로 틈을 놓치지 않고 계속 그런 과정을 밟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미국에서 우승한뒤 ‘뉴욕 타임즈’에서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많이 됐구요.

-타이거 우즈처럼 아마 이후에도 잠재력을 폭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끝난뒤 스윙 교정을 시작했어요. 주변에서 스윙이 좋은데 왜 고치냐고 그러던데, 타이거 우즈도 잘 나가던 시절에도 스윙 교정을 끊임없이 했더라구요. 제 스윙이 힘들어지거나 타이밍이 안 맞으면 훅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일단 교정을 시작했어요. 내년에는 (프로대회에서도)안정적으로 톱10이나 톱20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인데 내 장점은 장점으로 살리자고 판단했어요. 멀리가는 드라이버 샷을 좀 더 똑바로 가게 하자는 것인데, 좀 더 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한거죠.

-나이의 제약때문에 고 3이 되는 내년 10월 이후가 되어야 프로 전향이 가능한 상황인데, 이제 국내 아마대회는 좀 심심할 것같고 프로 전향까지 최소한 1년 정도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려고 계획하고 있나요?

일단 올해는 다음달 열리는 ADT캡스 챔피언십에 출전하고요, 내년에도 몇개 대회 출전이 예정돼 있어요. (프로 대회에 나가면)어떤 상황이든 나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내년에 출전하는 대회 가운데 한번쯤은 우승을 해서 (프로로)턴을 할 때 시드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채로 시작하고 싶은 것도 개인적인 목표예요(인터뷰에 배석했던 성은정의 매니지먼트사 스포티즌 김평기 부사장은 “내년 시즌에는 우선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ANA 인스퍼레이션에 올해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자 자격으로 자동 초청된다. 또 국내 KLPGA대회에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2개씩 총 4회 출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 분위기로는 나이 자격을 얻으면 바로 프로로 전향할 마음인듯 하네요.

일단은 그래요. 프로로 전향하면 메이저 최연소 우승 등에 대한 목표 의식을 가질 수 있는데 그런 기록에는 연연하고 싶지 않아요. 최연소라는 타이틀보다는 편하게 가고 싶어요. (우승 기록 등이)일년 늦게 간다고 해서 모든 것이 늦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록에 대한)강박관념은 없어요.

성은정 골퍼
성은정 골퍼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0.19.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제는 지겹겠지만 올해 6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의 ‘트리플 보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그 대회의 교훈을 한마디로 설명해준다면?(당시 성은정은 2위 그룹을 3차차로 앞선 상황에서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 들어섰지만 18번홀에서 통한의 트리플 보기를 범하면서 공동선두를 허용해 연장전에서 패했다.)

한마디로 ‘골프는 장갑을 완전히 벗을 때까지 모르는 것이다!’(크게 웃음) 경기를 하면서 매니지먼트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지만 또 클럽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기 보다는 그 클럽을 잡았다고 해도 잘 칠 수 있도록 내 능력이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원래 골프 스타일이 그렇게 공격적인 거죠?

그런 편이죠. 매치플레이를 할 때는 아무래도 퍼트에 더 신경쓰게 되는데, ‘안 들어가면 끝이다’하는 순간이 있으니까 더 집중하게 되고 그렇죠.

-요즘은 ‘대세’ 박성현 선수 닯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것같아요. 외모나 옷입는 스타일, 공격적인 골프 스타일까지.

정말 많이 들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요즘 최고 대세인 선배랑 비교하는 건데 감사한 마음이죠. 사실 박성현 언니가 휠씬 (나보다)말랐는데 그렇게 비교해 주시니 더 감사하죠(웃음). 인터뷰를 보니 박성현 언니도 드라이버 입스가 왔다가 그것을 극복했던데 그런 점도 저에게 힘이 됐어요. 저도 드라이버 입스가 온 적이 있었거든요. 언니도 극복해냈으니 나도 할 수 있다, 이렇게 힘을 얻은 적이 있죠.

-나중에 프로선수가 되면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목표가 무엇이 있나요?

딱히 그런 것은 없었는데 지난번 리우 올림픽에서 박인비 선배가 금메달을 따는 것을 보고 나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박인비 선배가 부상이 있었고, 여러가지 어려움도 있었는데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는 것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죠. 나중에 저도 금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도 해보고 싶고. 다음 올림픽이 4년뒤 도쿄에서 열리는데 시차도 없고 하니까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별명은 있나요?

올해 우승하면서 여기저기 많이 나오고 하니까 친구들이 스타가 됐다면서 ‘성스타’라고 불러요. 마음에 들어요. (이 대목에서 성은정은 갑자기 짓궂은 웃음을 지으면서 이렇게 항의했다.) 제가 우승하고 나서 어느 기사를 보니 ‘괴물’, ‘대물’ 이런 별명을 붙이시더라구요. 기자 아저씨들도 생각을 좀 하셨으면 해요. 저도 여자인데 ‘대물’이 먼가요? 정말 너무 하시는 것 아니예요?(이 이야기를 하면서 성은정은 10대 소녀답게 폭소를 터뜨렸다.)

-한달 용돈은 얼마나 되나요?

용돈은 별로 안써요. 대신 돈은 많이 모아보고 싶어요. 그래야 사고 싶은 거 사잖아요. 요즘은 전동 킥보드에 꽂혀서 한번 지를까 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는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사실 (연예인들에게는)관심이 별로 없었어요. 내가 좋아한다고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도 좋아하는 아이돌은 없는데. 너무 제가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건가요(웃음).

-앞으로 성은정은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좋은 성적도 내야겠지만 성적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멋있는 선수? 예를 들어 미쉘 위 선배님은 성적도 좋지만 패션도 예쁘고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멋있는게 있잖아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거죠. 팬들도 그런 것을 좋아하고. 성적만 좋은 것을 넘어서 모든 면에서 스타성을 갖춘 그런 선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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