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2패 안은 LG, 잠실구장에서 반전 이룰까?
22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16 KBO 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이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LG 선수들이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6.10.22마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NC와 플레이오프(PO)를 치르고 있는 LG는 이제 경기 시간이 짧아지면 바짝 긴장해야할 것 같다.

22일 벌어진 LG와 NC의 PO 2차전은 2시간 29분 만에 끝이 났다. 이번 포스트시즌 최단시간 경기였다. LG 데이비드 허프와 NC 재크 스튜어트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고 이렇다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던 흐름이 NC 박석민의 투런홈런 한 방으로 결정났다. 선발 투수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필승불펜조도 상대 공세를 완벽하게 틀어막아 더 이상 변화의 여지가 없었다. 투수들은 버리는 공 없이 하나하나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했고 투구와 투구 사이의 인터벌도 짧았다. 제구가 좋은 투수들과 승부하기 위해 타자들은 공을 기다리지 않았다. 노림수를 갖고 홈팀 NC의 승리로 9회말 공격이 생략되면서 경기 시간은 더 짧아졌다. 경기시간 단축을 가져오는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올 시즌 NC의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23분으로 5위, LG는 3시간 29분으로 8위에 올라있다. 대체로 두 팀의 경기 시간이 짧은 편은 아니지만 이날은 두 팀의 평균 경기 시간에 비해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두 팀은 나란히 경기 시간이 짧아지면 대체로 승률이 상승하는 편인데 그 폭은 NC가 더 크다. NC는 3시간 이내에 끝난 27경기에서 20승 7패를 기록해 승률 0.741을 기록해 시즌 평균에 비해 승률이 1할5푼 가까이 올랐다. LG 역시 13승 10패를 기록해 승률 0.565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시즌 평균 대비 상승폭은 6푼5리 정도에 불과하다. 경기시간이 짧아질수록 LG가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재미있는 사실은 NC와의 PO 이전에도 LG가 일찍 끝난 경기의 악몽에 시달렸다는 점이다. 올해 포스트시즌 경기가 3시간 이내에 끝난 것은 지난 10일 KIA와 LG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2시간43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LG 선발 투수가 바로 허프였는데 그 때도 허프는 7이닝 4실점(2자책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100% 완수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비단 올 시즌 뿐만이 아니다. LG는 역대 PO 최단시간경기에서 패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1995년 PO 6차전은 단 2시간12분 만에 막을 내렸다. 지금까지도 역대 포스트시즌 사상 최고의 명승부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는 이날 경기에서 LG는 롯데에 0-1로 패했다. LG 선발도 김기범 역시 5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눈부신 피칭을 했다. 6회말 전준호에게 첫 안타를 내준데 이어 김종헌에게 왼쪽 담장을 때리는 적시 2루타를 허용해 1점을 내줬지만 구원등판한 김용수가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고 9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켜냈다. LG의 이어던지기는 완벽했지만 롯데 선발 주형광의 ‘인생투’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형광은 역대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의 1안타 무4사구 완봉승의 영광을 거뒀다. 이날 LG 타자들 가운데 1루를 밟았던 이는 6회 이날 유일한 안타를 기록한 이우수 뿐이었다. 이우수가 아니었다면 LG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유일한 퍼펙트게임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그날의 패배로 전년도 챔피언이었던 LG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고, 주형광은 PO MVP의 영광을 안았다.

마운드에서 경기를 잘 풀고도 타선이 꽁꽁 묶여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던 아픈 기억이 2016년 가을 LG를 괴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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