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의 야구 전문기자들은 담당팀들이 스프링캠프를 포함해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관찰자이자 담당팀의 첫 번째 팬이다. 과연 개막을 앞둔 지금 담당기자의 눈에 비친 소속팀은 어떤 모습일까? 두 차례에 걸쳐 담당기자가 냉정하게 평가한 담당팀의 2017시즌 전망을 싣는다. <편집자주>

[SS포토] SK 힐만 감독, 최정 홈런포에 주먹 불끈 쥐며 화답!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이 27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4회 최정이 솔로 홈런을 쳐낸 뒤 덕아웃에 돌아오자 주먹을 맞부딪치며 환호하고 있다. 2017.02.27. 킨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SK = 힐만 감독의 비룡군단은?

SK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했다. 힐만 감독은 팀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선발진은 메릴 켈리에 새 외국인 좌완투수 스캇 다이아몬드를 더했다. 수술로 이탈한 ‘토종 에이스’ 김광현 공백은 크다. 일단 윤희상이 3선발 역할을 해야 하고, 4선발로 지난해 5선발경쟁을 벌인 문승원을 낙점했다. 5선발투수는 김주한, 박종훈, 김성민 등의 경쟁으로 압축됐다. 채병용, 문광은, 전유수, 박정배 등이 허리를 맡고, 뒷문은 서진용에게 맡겨졌다. 힐만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고전한 박희수 대신 ‘파이어볼러’ 서진용을 새 마무리로 선택했다. 하지만 서진용도 아직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게 변수다. 상황에 따라 보직이 다시 바뀔 수도 있다. 홈런군단의 위용은 여전할 전망이다. 홈런왕 최정과 4번타자 정의윤, 신예 김동엽, 지난해 잠재력을 터뜨린 최승준 등 거포들이 많다. 한동민, 정진기 등도 가세했다. 하지만 이명기가 시범경기까지도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한 게 아쉽다. 안그래도 발이 느린 SK 타순에서 1번타자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경기중 로사리오에 원포인트 레슨하는 김성근 감독[SS포토]
2017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4일 시작을 알린가운데 한화와 LG의 경기가 대전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한화 4번 로사리오가 1회말 공격을 마친후 김성근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2017.03.14.대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한화 = 10연속 가을잔치 실패 오명 벗는다

지난해까지 9연속시즌 가을잔치 실패를 경험한 한화 선수단은 “올해는 반드시 가을잔치에 간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계약 마지막해이고, 구단이 육성 기조를 전면에 내걸어 일부 베테랑들이 위기감 속에 시즌을 준비했다. 현역 메이저리거였던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송창식이 개막전부터 합류하고 권혁도 5월 이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강경학 김원석 이동훈 등 성장한 젊은피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으면 고질적인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정근우와 이용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두산, NC, KIA와 치르는 개막 첫 9경기에서 최소 4승 5패로 스타트를 끊으면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위협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지난해보다 가용자원이 늘었다는 점은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다. 김정준 전력분석팀장이 수비보조 코치로 더그아웃에 들어왔다는 것은 수비가 불안한 팀 현실을 고려하면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지난 2년간 가을잔치 참가 문턱에서 주저 앉은 허탈감은 선수들 스스로 이겨내야 할 최대 변수 중 하나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 전체가 여유를 잃지 않아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선취득점 번즈, 도루만 두개...[SS포토]
롯데 번즈가 2017프로야구 롯데와 넥센의 시범경기 1회초 득점에 성공한후 조원우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7.03.22.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롯데 = 5년 만의 가을잔치 가능할까?

롯데는 해외무대를 누비던 이대호를 복귀시키며 가을잔치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마운드 보강은 아쉽다. 조쉬 린드블럼과 재계약하지 못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파커 마켈을 새로 데려왔다. 그나마 파켈은 한국무대에 적응하지 못해 개막직전인 27일 전격 임의탈퇴됐다. 브룩스 레일리가 1선발 역할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박세웅이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잡은 가운데 3선발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하지만 최근 2시즌 붙박이 선발로 뛰며 박세웅이 체득한 것을 결과로 보여준다면 얘기가 다르다.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또 한 명의 젊은 투수 김원중도 등장했다. 당당히 선발 한자리를 꿰찼다. 불펜은 윤길현과 손승락의 부활을 믿고 있다. 차재용이 기대에 못 미친데다 강영식과 김유영이 시범경기 때 던지지 못해 좌완 불펜투수에 대한 고민은 안고 있다. 강영식, 김유영이 건강하게 돌아오면 이명우와 함께 투입될 전망이다. 타선은 새 외국인 타자 에릭 번즈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번즈만 제 몫을 해주면 이대호의 가세로 무게감이 실린 타선은 더 강해진다.

[SS포토] 김한수 감독 \'오늘은 구자욱 특강\'
19일 마산야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린다. 삼성 김한수 감독이 구자욱에게 타격지도를 해주고 있다. 2017. 3. 19창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삼성 = 몰락한 왕조의 자존심은 살아있다

2011년부터 내리 5년 동안 정규리그 우승을 독식했던 삼성은 불과 1년 만에 9위로 내려앉아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옛말을 무색하게 했다. 그러나 지난해 바닥을 쳤다고 보면 올시즌엔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일단 마운드는 희망적이다. 앤서니 레나도, 재크 패트릭 등 외국인선수의 기량이 확인됐고 윤성환, 우규민, 장원삼 등 노련한 선발투수들이 뒤를 받친다. 불펜이 헐거워진 느낌이 있지만 이승현, 김승현 등 젊은피가 보충됐다. 4번타자 최형우가 빠져나간 공백은 크지만 모자란 파워 대신 기동력 야구로 승부를 걸면 된다. 이원석이 가세한 내야수비는 한층 탄탄해졌다. 지난해 부상 도미노를 겪으면서 부상관리를 위해 트레이닝 파트를 강화한 것도 장기레이스를 치르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지영 뒤를 받칠 포수가 노쇠한 최경철 뿐이라는 점과 그룹 최상층부가 최순실 파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12실점한 주권, 지켜보는 김진욱 감독[SS포토]
2017프로야구 kt와 넥센의 시범경기 4회말 12실점한 선발투수 주권을 교체하지 않고 지켜보는 김진욱 감독과 정명원 코치 . 2017.03.23.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kt = 2년 연속 이 팀이 꼴찌였다고?

2년 연속 최하위라는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졌던 kt가 달라졌다. 뿌리깊은 패배의식을 캐낸 자리에 무한한 자신감과 의욕을 채워넣었다. 전력상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것이 없다. 오히려 외국인선수를 4명까지 쓸 수 있었던 신생팀 특혜가 사라져 전력상 마이너스 요인이 컸다. 그러나 kt는 7승 1무 3패 승률 0.700으로 당당히 시범경기를 선두로 마쳤다. 신예선수들이 급성장했고 양적으로 풍부했던 불펜은 2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한층 단단해졌다. 1선발 돈 로치가 중심을 잡아주면 선발 로테이션도 무난하게 돌아갈 수 있다. 대형 포수 장성우가 전력에 제대로 녹아들면 공수에서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심타선의 폭발력은 상대 마운드를 위협하기엔 부족하고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한풀 꺾이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이진영, 유한준, 이대형, 박경수, 박기혁 등 베테랑 선수들의 부상 변수를 극복하는 것도 남겨진 숙제다.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