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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와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5번)가 지난달 31일 제주와의 ACL 16강전 홈 경기 뒤 과도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아시아축구연맹(AFC) 징계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제주-우라와전에서 난투극에 가담한 선수들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는 당연히 받아야 하지만 과한 측면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축구 관계자에 따르면 징계위원회는 당시 경고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은 조용형에게 6개월 자격정지에 제재금 2만 달러(약 2240만원), 종료 직전 상대 선수 아베 유키를 가격한 백동규에게 3개월 자격정지에 제재금 1만5000달러(1680만원), 제주 벤치를 조롱했던 우라와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에 항의한 권한진에게 2경기 출전정지 및 1000달러(112만)원을 징계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제주 구단 자체엔 벌금 4만 달러(약 4500만원)를 매겼다. 벌금은 합치면 거의 1억원에 이른다.

당시 제주 선수들은 종료 직전 우라와 공격수 즐라탄 류비안키치의 조롱과 종료 직전 마키노 및 무토 유키의 도발에 거세게 항의해서 경기장이 소요 사태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백동규가 상대 주장 아베를 가격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제주는 경기 직후 백동규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우라와의 조롱이나 욕설이 너무 심했다는 의견서와 동영상 등을 AFC에 지난 8일 보냈다. 현장에 있던 국내 사진기자는 “마키노의 경우, 우라와에 세리머니를 한 것일 뿐, 제주에 도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주를 향해서 수 초간 두 팔을 번쩍 들며 조롱한 장면 등이 분명히 있고 카메라에 잡혔다”고 했다. 야구 선수 장훈씨도 일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나타나 우라와 선수들의 과오를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AFC는 제주의 의견서 등이 넘어간 바로 다음 날인 9일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위원 3명이 전화 컨퍼런스를 열고는 기다렸다는 듯 이런 조치를 취했다. 우라와 측 주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진 가운데 제주 측 소명은 거의 참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주 측은 항소할 예정이다. 6개월 자격정지를 받은 조용형은 은퇴하라는 뜻이나 같기 때문이다. 조용형의 중징계 이유엔 퇴장당한 선수가 그라운드에 들어와 심판에 항의하고 우라와 측에 물 뿌린 것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백동규보다 과하기엔 징계가 석연찮다는 지적이 있다. 조용형의 퇴장 자체도 오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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