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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비밀의 숲’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으면서 tvN 주말극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

지난 10일 첫 방송한 tvN 주말극 ‘비밀의 숲’은 100% 사전제작 된 드라마로, 조승우와 배두나가 주인공으로 나서 흡입력 있는 연기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단숨에 인기 드라마로 등극했다. 시청률이 2회만에 4%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성공을 단정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강하게 전해지는 흥행 예감에 업계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비밀의 숲’은 tvN이 트렌드로 일군 금토극 띠를 폐지하고, 토일극 띠를 신설하면서 내놓은 첫번째 작품이어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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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은 국내 드라마 최초로 금토극을 편성, 지난해 말 ‘도깨비’, 그 전에는 ‘시그널’과 ‘응답하라’ 시리즈 등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금토극을 방송가에 유행시키는 등 독보적인 행보를 걸었다. 현재 JTBC가 주말극으로 금토극을 내놓고 있고, KBS도 최근 ‘최고의 한방’을 시작으로 금토극 띠를 신설해 연말까지 라인업을 마련했다.

이렇듯 트렌드를 선도한 tvN이기 때문에 금토극 띠를 토일극으로 옮긴 사실을 두고 관계자들이 설왕설래 하고 있다. 올들어 tvN 금토극이 연달아 성적이 저조해 금토극을 폐지했다는 설이 지배적인데, ‘비밀의 숲’을 금·토요일에 편성했다면 금토극 잔혹사를 끊는 것은 물론 지금의 성적보다 훨씬 더 높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 섞인 관측들을 하고 있는 것.

그러나 tvN이 과감히 금토극 편성을 버리고 토일극 편성으로 변화를 꾀한 것이 “역시 tvN다운 결정”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tvN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변화에 능동적이다. 자신들이 트렌드로 만든 금토극이라는 ‘명분’을 지켜야한다는 생각보다 토일극으로 옮기면서 챙길 수 있는 ‘실익’이 분명히 더 크니까 옮겼을 것”이라는 것.

‘비밀의 숲’ 후속으로 tvN 토일극을 준비 중인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도 “토·일요일이 경쟁이 가장 치열하기도 하지만, 시청자 풀이 가장 큰 요일이다. 금토극보다 토일극이 더 많은 시청자들을 모을 수 있다”고 했다. 타깃시청층이 더 크다는 것은 더 많은 광고판매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상파 주말극들과 시청률 경쟁을 해야하는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경쟁에 나서기로 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tvN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금토극으로 지상파와 맞대결을 피했던 tvN이 이제는 맞짱을 뜨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고 봤다.

결국 ‘내일 그대와’와 ‘시카고 타자기’의 연패 때문이 아니라 ‘비밀의 숲’의 성공 가능성이 tvN으로 하여금 토일극 출사표를 내놓게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