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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포츠의 발전 뒤에는 그 저변 확대와 체육 비리 등 폐단을 척결하는데 공을 세운 세계의 스포츠언론들이 있다. 사진은 프랑스 스포츠신문 레키프.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세계 스포츠 및 대중문화사를 바꾼 스포츠 신문들!

스포츠서울 창간호
1985년 6월22일 스포츠서울 창간호

1985년 6월22일. 당시 신문 가판대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난생 처음 보는 총 천연색 신문, 큼지막한 한글 헤드라인, 그리고 순한글 가로쓰기까지.

이 땅에 본격적인 스포츠·대중문화 저널리즘이 탄생한 날이다. 스포츠서울 창간호가 세상에 공개됐다.

물론 그 이전에 이미 한국일보사의 일간스포츠(1969년 창간)가 있었다. 하지만 12면 전면에 오직 스포츠와 연예, 레저, 사회, 풍자, 오락, 만화 등을 주요 콘텐츠로 게재한 신문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스포츠와 연예계, 재미난 사회풍자 소식을 매일 발행해 배달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걱정도 앞섰다. 그것도 컬러 지면으로.

그러나 우려와는 달랐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전문 미디어의 필요성이 절실했던 시대의 요구로 탄생한 스포츠서울은 독자들의 확고하고도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연일 완전 매진을 기록하며 단숨에 스포츠신문의 정상에 우뚝 섰으며 이후 후발 주자들의 모델이 됐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스포츠신문이 스포츠서울과 유사한 편집과 경기 취재, 프로야구 기록표, 퍼즐, 만화 등 콘텐츠를 모방할 정도였다.

이후 32년간 스포츠서울은 체육계 의제 제시와 그에 걸맞는 다양한 특종과 기획으로 한국의 스포츠 저널리즘을 선도해왔다.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신문 스포츠서울의 창간기념일을 맞아 세계 스포츠신문에 대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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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스포츠일간지로 태어난 이탈리아의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전세계 스포츠 언론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1896년 4월3일 이탈리아에서 세계 최초의 스포츠신문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La Gazzetta dello Sport)가 탄생했으니 120년이 넘는다. 이 신문 역시 스포츠서울과 마찬가지로 올림픽을 겨냥해 생겨났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창간호는 아테네에서 열린 첫 현대 올림픽 경기 소식을 다뤘다. 이후 121년의 세월동안 2006년 유벤투스 축구 스캔들 등 수많은 특종과 더불어 유수 사이클링 대회인 ‘지로 디탈리아’를 기획하는 등 이탈리아 스포츠 발전에 많은 공을 남겼다.

이탈리아에는 1924년 로마를 기반으로 하며 창간한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스타디오’(Corriere dello Sport-Stadio), ‘투토 스포르트’ 등 3대 스포츠 일간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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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스포츠일간지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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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스포츠일간지 스포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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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스포츠일간지 마르카.

스페인은 ‘마르카’(Marca), ‘아스’(As),‘스포르트’(Sport), ‘엘 문도 데포르티보’(El Mundo deportivo) 등 4개 스포츠지 체제다. 주로 스페인 축구리그(프리메라리가) 위주로 보도하고 있는데 지역색이 강해 홈 구단을 중심으로 한 편파적인 보도가 특징이다. 예를 들어 카탈루냐를 기반으로 하는 엘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르셀로나팀을 적극적으로 취재한다. 4개지 중 마르카는 가장 영향력있는 스포츠 신문으로 수많은 축구 관련 특종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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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스포츠일간지 문도 데보르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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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키프.

프랑스에는 전국 대상으로 발행하는 ‘레키프’(L’Equipe)가 있다. 다른 유럽국가 스포츠 언론과는 달리 특정 종목에 치중하지 않고 축구, 럭비, 모터스포츠, 자전거 레이스 등 다양한 종목에 대해 상세히 보도한다. 특히 프랑스 뿐 아니라 유럽 전체 스포츠에 대한 보도에 충실하다는 평이다. 레키프의 전신인 ‘로토’는 1903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세계적 자전거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를 개최하는 등 스포츠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신문의 특징인 노란색은 이후 1919년 대회에서 착용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경우, 전문 스포츠 일간지보다는 ‘더 선’(The Sun), ‘가제트’, ‘데일리 미러’ 등 스포츠 지면을 비중있게 다루는 타블로이드판 대중지가 강세다. 축구와 럭비 등 인기 스포츠를 비롯해 가십성 특종, 연예, 특종 사진 등을 게재한다. 과거 파파라치의 단골 고객으로 악평이 높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다이애나 전 영국 황태자비의 사망 이후 과도한 파파라치 사진 구매 및 게재를 자제하고 있다.

독일은 총 329개의 일간지(2014년 기준)을 보유한 신문 강국이지만 딱히 스포츠 신문이라 부를 만한 일간지는 없다. 스포츠와 대중문화 지면 비중이 절반 이상 차지하는 신문은 ‘빌트’(Bild)가 유일하다. 1952년 창간한 빌트는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이다. 과거에는 노출이 심한 여성 사진을 1면에 게재해 왔으나, 2012년 황색 사진 표지 게재 중단을 선언했다. 현재는 분데스리가 및 유럽리그에 대한 취재와 더불어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등을 총망라하는 타블로이드 종합일간지에 가깝다.

스포츠 저널리즘은 ‘키커’ 등 잡지가 일반적이다. 축구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 매거진으로 가십이나 속보보다는 심도 높은 전력 분석과 경기 해설로 유명하다.

일본은 전국지와 지역지를 혼합한 종이신문 시장이 여전히 절대 강세를 보이는 국가다. 일본 대표 스포츠신문인 ‘닛칸스포츠’는 조·석간 발행부수 약 200만부(보다 선정적인 도쿄스포츠는 약 220만부)를 자랑한다. 이밖에도 요미우리 신문의 ‘스포츠호치’, 산케이신문의 ‘산케이스포츠’, ‘데일리 스포츠’ 등 전국지와 도쿄신문의 ‘도쿄스포츠’, 나고야 기반의 주니치 신문의 ‘주니치 스포츠’ 등 다양한 스포츠 신문이 가판대를 점령하며 건재하고 있다.

대부분 야구가 5~6개면, 축구가 2개면, 스모와 격투기, 경마 등 스포츠 3~4개면, 연예면 2개면, 별도 가판대용 성인면을 1~2개면을 운영한다.

일본 최초(1946년)의 스포츠신문사인 ‘닛칸스포츠’는 1면 헤드라인으로 항상 파란색을 써 ‘블루 닛칸’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1977년 일본 스포츠신문 사상 처음 사회면을 싣기 시작해 다양한 이슈를 쏟아냈다. 연예(예능) 부분에서도 활발한 취재와 특종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얻어냈으며, 현재 영화, 드라마, 가요 등 모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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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신생 스포츠일간지 엘 골라소.

일본에는 축구 전문 일간지도 있다. 격일간지로 발행되는 ‘엘골라소’(ELGOLAZO)는 스포츠 중 축구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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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스포츠 일간지 둥팡티위르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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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은 스포츠서울의 형태를 닮았다.

중국에는 지역별 스포츠일간지가 있는데 스포츠 산업이 태동하기 시작한 1990년 초반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부분 ‘티위바오’란 이름을 쓰는데 ‘둥팡티위르바오’(東方體育日報)가 가장 유명하다. 2002년 창간한 유일한 전국 스포츠 일간지 둥팡티위르바오는 16개면으로 축구와 해외 축구, 일반 스포츠 종목을 주로 다룬다. 지면 대부분을 스포츠 기사에 할애한다.

demor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