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
KIA 타이거즈 선발 헥터가 25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30)는 왜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까.

헥터는 스포츠서울이 창간 32주년을 맞이해 KBO리그 9개구단(KIA 제외) 투수코치들이 뽑은 최고의 선발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본지 22일자 6면 참조

) 최고구속은 150㎞대 초반으로 LG 헨리 소사보다 느리다. 주로 던지는 컷 패스트볼이나 체인지업도 NC 제프 맨쉽이나 두산 더스틴 니퍼트와 비교해 살짝 무디다는 평가도 있다. 구종 하나씩을 떼서 비교하면 다른 외국인 선수들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전체적인 경기운영 능력이나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 주자 견제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헥터는 2007년 우리 팀 에이스로 활약한 다니엘 리오스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에는 지금도 니퍼트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지만 마운드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리오스가 한 수 위였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리오스가 팀에 있을 때 불펜코치를 맡고 있었다. 그가 등판하는 날에는 7회까지 딱히 할 게 없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리오스는 2007년 33경기에 등판해 234.2이닝을 던지며 22승 5패 방어율 2.07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4차례 완봉승을 포함해 6번이나 완투를 기록하는 등 이닝이터로 명성을 떨쳤다.

2008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로 이적한 뒤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돼 쓸쓸히 퇴장했지만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던 당시의 리오스는 가히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로 꼽을 만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NC 김경문 감독도 “두산을 거쳐간 외국인 투수들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리오스다.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압도하는 힘이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김태형 감독은 “헥터가 던지는 모습을 보면 리오스와 비슷한 느낌이다. 평소에는 힘 빼고 툭툭 던지다가도 위기에 몰리면 전력투구를 해 구위로 타자를 압도한다. 물론 실투로 장타를 허용하기도 하지만 능글맞을 정도로 경기 운영을 잘한다. 상대 팀이지만 참 좋은 투수”라고 말했다. 그는 “니퍼트는 말 할 나위 없는 우리팀 에이스다. 비교 불가다. 장신을 활용해 높은 타점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라 헥터와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팀 내 에이스를 보듬는 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이들은 21일 경기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는데 두산 니퍼트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실점인 9실점(3이닝 11안타)으로 조기강판되며 헥터에 또 판정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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