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개그우먼 박나래가 스포츠서울 32주년 창간기념을 축하하며 “100년”을 기약했다.

지난해부터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박나래는 1985년 창간한 스포츠서울과 동갑인 창간스타로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작년보다 올해가 더 좋다”고 말하는 박나래는 “우리 같은해 태어나지 않았나. 스포츠서울 잘 된 것만큼 저도 잘 되게. 함께 갑시다. 100년!”이라며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를 냈다.

-작년하고 올해하고 다른가.

생활은 비슷한 거 같은데 생각해 보면 다른 듯도 하다. 작년보다 올해가 더 좋다. 작년에는 뭔가 목표를 세웠다면 올해는 이루는 해가 되고 있다. 작년 목표가 박나래 하면 떠오르는 프로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MBC ‘나혼자 산다’와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가 생겼다. 그래서 작년엔 지나가던 사람들이 “TV 잘 봤어요”라고 했다면, 요즘은 “‘나혼자 산다’ 잘 보고 있어요”로 반응이 바뀌었다. ‘비디오스타’도 3개월정도 하는 걸로 시작했는데, 벌써 1년이 넘어 감격스러워했다.

-이젠 새로운 목표가 있나.

연기를 하고 싶다. 원래 꿈이 배우였다. 중학교 때부터 쭉 연극을 하고 대학에서 연기 전공을 하면서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주인공보다는 감초 역할을 많이 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다들 개그맨을 하라 하더라. 그러다가 개그우먼이 됐다. 대학 다니면서 개그동아리에 안 갔으면 감초배우가 됐을 것 같다. 사실 지금도 감초로 연기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러브콜이 없다. 올해 처음으로 MBC ‘역적’에서 길거리 차력사로 까메오 출연했다. 이런 면에서도 작년보다 올해가 더 의미 있다. 이제는 까메오보다 좀더 긴 호흡으로 할 수 있는 캐릭터 연기를 해보고 싶다. 그러나 더 중요한 목표는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열심히 무탈하게 해내는 것이다.

-배우를 하고 싶다고도 하고,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이 방송으로 많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강렬한 분장개그로 나서는 이유는 뭔가.

예전에 악플을 보면 “쟤는 분장 빼고 할게 없냐”는 반응이 있었다. 그런데 맞다. 나에게 분장은 삼손의 머리털과 같다. 어디까지가 분장인지 모르겠다. 하면 재밌다. 그리고 난 사실 얼굴로 웃기기엔 예쁘지 않나. 하하. 그래서 분장을 한다.

박나래
박나래
박나래.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기중심이 있는 모습이다.

예전에 다들 나에게 ‘너는 너무 세다’고 했다. 캐릭터가 세다기보다는 연기톤이, 에너지가 너무 세다고 했다. 맞다. 과했다. 조절을 못했다. 그래서 내가 개그를 한다고 하면 다들 부담스러워했다. 그때는 몰랐다. 20살에서 27살까지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가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에서 ‘썸앤쌈’을 통해서 깨달았다. 나는 지르는게 좋은줄 알았는데 ‘썸앤쌈’에서는 호흡이 자연스러웠다. 자연스러운게 재밌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그때부터 조금씩 완급조절을 하게 됐다. 사실 ‘코빅’으로 옮긴 게 새로운 기회를 찾으러 왔는데, 쉽지 않았다. 너무 힘들었다. 내가 우는 거 싫어하고, 특히 술먹으면서 우는거 정말 싫어한다. 그런데 울기도 많이 울고, 술먹고 울기도 했다.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시간을 지나고 보니 오늘 같은 날이 오는 것 같다.

-개그우먼으로 성공하지 않았다면.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했다.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을 것 같다. 원래 꾸미는 걸 좋아한다. 안 꾸미고 살아도 되지만 꾸미고 살면 더 재밌다. 연극 하면서도 직접 분장하고, 의상도 만들었다. 패션디자이너가 아니라면 패션블로거라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 몸매 좋고 예쁜 사람들은 잘 못꾸민다. 왜냐하면 그들은 청바지에 흰티만 입어도 예쁘니까 그렇다. 그래서 나는 패션에 관심이 많아진다. 나같은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재주도 많고, 힘든 시절도 있었다. 그만두고 싶지 않았나. 그럼에도 계속 개그우먼으로 사는 이유는.

우리가 웃기는 사람이지 우스운 사람은 아닌데, 그렇게 바라볼때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나는 누군가를 위해 망가지지만, 내 가족들은 그런 모습 때문에 힘들구나 알았을 때 마음이 안좋았다. 그래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웃기는게 좋고, 전문용어로 나대는 게 좋다.

-앞으로 개그우먼으로서 더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면.

19금 개그를 좋아한다. 꽁트 안에서 연기를 잘해서 재미를 주는 맛이 있는데, 그런걸 하고 싶다. 연애 프로그램도 하고 싶다. 나는 팜므파탈이다. 연애상담이든 19금 방송이든 해보면 좋겠다. 그런데 그런걸 하려면 유료채널로 가라고 하더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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