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김주찬, 3안타 펄펄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KIA 김주찬이 3회 우전안타를 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김)주찬이가 완벽하다면 당초 구상대로 타선을 꾸릴 수도 있다.”

KIA 김기태 감독이 ‘캡틴’ 김주찬(36)에 대한 기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개막 초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특별타격훈련을 자처하다 손목을 부상하는 등 마음고생이 심한 김주찬이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주찬은 1군에 합류한 뒤 10경기에서 15안타 9타점 타율 0.455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치른 2017 KBO리그 두산과 정규시즌 홈경기에서는 2루타 한 개를 포함한 4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으로 폭발하더니 22일에는 홈런 한 방을 포함해 4안타 3타점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김주찬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타격감이 살아난 특별한 계기라고 할 만큼 좋은 성적이 아니다”며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스윙을 최대한 짧게 하려고 노력한게 그나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맞으니 스윙이 커질 수밖에 없어 타격 밸런스가 더 무너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스윙폭을 줄이고 히팅 포인트에서 강한 임팩트만 주는 식으로 마음을 바꾸니 결과가 따라오기 시작했다.

[SS포토]KIA 김주찬, \'아... 만루 기회를...\'
KIA 김주찬이 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 1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코칭스태프의 숨은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KIA 박흥식 타격코치는 22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최근에 (김)주찬이와 저녁을 함께 했다.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은데다 올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재취득하니 스스로 생각이 얼마나 많았겠나 싶더라.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조계현 수석코치와 함께 ‘마음 비우고 편하게 하라.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주찬이가 타선에 없었다면, 지난해 3번타순에서 그정도 활약(23홈런 101타점 타율 0.346)을 해주지 않았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도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더 이상 떨어질 곳도, 떨어지지도 않는다’고 마음을 바꿔 먹으면서 편안한 표정으로 타석에 임하게 됐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설명이다.

기술적인 면도 부진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허벅지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고 겨우내 재활에 매진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조절을 해가며 훈련해 평소보다 기초 체력을 다지는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었다. 몸통스윙으로 투수들이 던지는 빠른 공을 이겨내는 유형이라 하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없다. 타이밍이 맞았는데도 배트가 밀려 힘없는 타구가 나온 원인이었다.

[SS포토]KIA 안치홍, \'2점 홈런 추가요!\'
KIA 안치홍(가운데)이 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 3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kt 선발투수 정대현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친 뒤 김주찬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좀처럼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하자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보강훈련뿐만 아니라 러닝 등 지구력 훈련을 병행했다. 개막 후 두 달 가량 몸을 새로 만들자 볼 스피드를 이겨낼 힘이 붙었다. 여기에 짧고 빠른 스윙이 가미돼 김주찬 다운 타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가 부진에 빠지자 로저 버나디나를 3번에, 이명기를 리드오프로 배치하며 부담을 덜어준 김 감독은 “주찬이가 원래 타격을 하기 시작하면 당초 구상대로 버나디나, 이명기, 김주찬 순으로 타순을 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완전체 타선’을 가동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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