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 인턴기자] 그룹 영턱스클럽의 임성은이 돌아왔다. 어느덧 데뷔 22년차에 접어든 그는 최근 SBS 예능 '불타는 청춘'에 출연, 폭풍 입담을 선보여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임성은이 속해 있던 영턱스클럽은 1990년대를 풍미했던 혼성그룹이다. 당시 그들의 인기는 상상초월이었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룹 H.O.T.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요 순위프로그램에서 1·2위를 다퉜을 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특히 영턱스클럽의 메인 보컬 임성은은 귀엽고 깜찍한 외모로 일찍이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사랑스러운 덧니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영턱스클럽 하면 떠오르는 곡은 '정'이라는 노래다. 이 곡은 당시 시내를 어디를 나가도 들을 수 있는 인기 곡이었다.


지난 1992년 이미 한 차례 솔로 앨범을 통해 방송 활동 경력이 있던 임성은은 1995년 투투의 객원 멤버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1996년 영턱스클럽의 리드보컬로 정식 데뷔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당시 귀여운 외모와 더불어 뛰어난 가창력을 겸비한 그는 그룹의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귀엽고 섹시한 이미지로 대중의 눈과 귀를 자극시키는데 성공한 임성은은 '국민 여동생'의 타이틀도 얻었다. 또한 그의 노래들은 클럽가에서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고, 장밋빛일 줄 알았던 미래는 점점 흙빛으로 변해갔다. 그는 음악적 견해 차이와 함께 소속사와 얽힌 수익금 배분 문제로 영턱스클럽을 탈퇴하는 아픔을 겪었다. 1997년 솔로로 전향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임성은은 1997년 1집 솔로 앨범 '미련'으로 다시금 대중 앞에 섰다. 작곡가 윤일상이 참여한 댄스 팝 '미련'에서 영턱스클럽 시절의 음악과 연장선인 트로트를 차용한 콘셉트로 활동을 이어나갔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후 1998년 2집 앨범 'Second Choice'를 발매했다. 특히 자신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힙합풍의 'my love'로 활동했다. 헤드 스핀과 같은 격한 안무와 함께 고난도의 댄스 실력을 선보이는 신나는 무대를 연출했지만, 갑작스런 이미지 전환 때문인지 별다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여기에 트로트 댄스 후속곡인 '짝사랑'도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두 개의 앨범은 비록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3집은 달랐다. 앞선 음반에서는 트로트를 차용한 댄스 음악을 추구했다면, 3집은 장년층에게 어필할 만한 트로트곡 '마지막 배려'를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다. 이 앨범은 대중의 많은 관심속에 지속적으로 음반을 발매할 수 있었고, 특히 과거를 기억하고 있던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박미경의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이라는 노래를 리메이크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고.


임성은은 음악의 흥행에 역점을 두지 않았다. 계속되는 악재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작곡가 윤일상. 작사가 윤사라와 의기투합해 만든 4집 앨범 'Set me free'로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4집 음반은 임성은의 기존 솔로 활동을 총체적으로 정리하는 베스트 음반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강렬한 노랑 머리와 짧은 치마로 당시 파격적인 컴백 무대를 선보여 대중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2002년에는 '미즈'라는 이름으로 개명해 새롭게 태어나는 마음으로 1집을 발매한 그는 기존과 다른 정적인 이미지와 안정된 창법을 선보였다. 당시 앨범 수록곡이었던 '용서'는 당시 큰 인기를 모았던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삽입곡으로 선정된 바 있다.


임성은의 음악 활동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그는 지난 2006년 4월, 6살 연하의 일반인 사업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당시 두 사람은 2년 간의 장거리 연애를 통해 결혼에 골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장안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 생활을 그만두고 필리핀 보라카이로 이주해 스파 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결혼 10년 만인 지난해 파경을 맞았다. 이 소식을 끝으로 대중에게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불타는 청춘'으로 깜짝 복귀해 대중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불타는 청춘'은 임성은의 첫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그는 지난 4일 방송에서 이혼 사실을 쿨하게 밝혔다. 이에 대해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언제가는 알려질 일이고, 이혼이 죄도 아닌데 숨어서 지내기 싫었다. 이혼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신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 임성은이 직원 80명을 둔 사장님이라는 사실도 공개돼 놀라움을 안겼다. 임성은은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두번 하라면 못할 것 같다. 그렇지만 성공한 CEO라는 호칭은 여전히 부끄럽다"고 말했다.


끝으로 임성은은 "언제든 불러만 주시면 '불타는 청춘'에 달려오겠다. 제가 정말 많은 힐링을 하고 간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기사 요약]


[ ▶ 새 멤버 박성현을 뚫고 메인 보컬 차지한 임성은


새 멤버 박성현이 영턱스클럽 원년 멤버였던게 뒤늦게 밝혀졌다.


96년 가을 영턱스클럽이 방송3사 가요 순위 프로 1위에 처음 올랐을 때 무대 뒤편에서 박성현은 마음 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당시 영턱스클럽의 백댄싱팀 5명의 개구장이를 도와주고 있던 박성현은 마치 자신이 1위에 오른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영턱스클럽이 팀을 조각할 무렵 당당히 정규 멤버로 합류했다가 나중에 팀을 '이탈'했기 때문.


이주노의 안무 문하생이었던 광주 출신 박성현은 같은 문하생 출신이었던 최승민-지준구-송진아-한현남 등과 함께 영턱스클럽 오리지널 멤버로 발탁되는 행운을 누렸지만 자중에 박성현을 축으로 한 댄스 그룹을 준비하던 소속사의 결정에 따라 팀을 떠나게 됐던 것.


그 자리를 임성은이 메우게 됐고 이후 박성현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새로운 댄스팀 결성을 보류하고 영턱스클럽의 안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해왔었다. ]


롤러코스터처럼 굴곡 많은 연예계 생활에도 임성은은 굴하지 않았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와 '불타는 청춘' 출연 제의를 받았고 방송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임성은과 어울리는 말은 '고진감래(苦盡甘來)'다. 과거 큰 인기를 누렸지만 연이은 악재로 눈물을 흘리고도 포기하지 않았다. 최근 방송에 모습을 보인 임성은은 '불타는 청춘'에서 폭풍 입담과 함께 녹슬지 않은 노래실력을 선보이며 예능계 블루칩으로 거듭났다.


자칫하면 쓰러질 수 있는 연예계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선 그의 오기와 열정이 지금까지 대중에게 환영받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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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