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최민수가 22년 묵은 터프 가이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까.


19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이하 '죽사남') 1회에서 최민수가 중동의 억만장자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으로 등장했다.


1970년대 중동으로 건너간 후 밑바닥에서 시작해 CEO 자리까지 오른 알리 백작은 중동의 전통 의상을 입고 능청을 떨거나 바나나 우유를 고급스럽게 마시는 등 여러 엉뚱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최민수의 평소 이미지를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그는 카리스마의 대명사로 통한다.


시작은 1995년 SBS 미니시리즈 '모래시계'였다.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이 드라마에서 그는 박태수 역을 맡아 수많은 명대사를 남겼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그에게 양날의 검이 됐다.


이미지는 소비된다. 이어진 작품에서도 계속 비슷한 성격의 배역을 맡으면서 터프 가이 최민수의 캐릭터는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터프 가이의 이미지에 대한 선호 자체가 몰락한 탓도 있다.


최근 탈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한 그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tvN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등으로 본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죽사남'에서는 대한민국 드라마 사상 유례가 없는 역을 맡았다.


최민수가 비록 비슷한 스타일의 배역을 많이 맡으면서 대중들 사이에서 그의 연기력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겼지만, 다른 스타일의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결코 아니다. 애초에 그를 스타덤에 오린 작품도 코믹한 요소가 가득했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였다.


연기력은 준비됐다. 이제 흥행작 하나면 충분하다. 이번 '죽사남'에서 그의 연기 변신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인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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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MBC '죽어야 사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