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병학 기자] 윤종신의 '좋니'가 2개월여 만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6월 22일에 발매된 윤종신 '좋니'는 16일 오후 6시 기준 멜론, 지니, 벅스, 올레뮤직, 엠넷, 네이버뮤직, 몽키3 등 7개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첫 발매 당시 100위 권에도 들지 못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좋니'의 상승곡선은 '역대급'인 셈.


소속사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 '리슨'을 통해서 발표된 '좋니'의 시작은 노래 제목과 다르게 좋지 못했다. 음악이 마케팅 싸움으로 변질된 현시대에 '좋니'는 고작 인터넷 영상 홍보 1회, TV프로그램 출연 1회 홍보가 전부였으니 어떻게 보면 예견된 결과였다.


하지만 팬들은 홍보보다 '좋니'가 가지고 있는 음악의 진정성에 대해 뒤늦게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100위권 밖에서 시작한 순위는 KBS2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간 뒤로 20~30위권까지 치고 올라갔고,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58일 만에 차트 꼭대기에 섰다.


역주행에 대해 노래의 주인인 윤종신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별 후 감정에 대한 트렌드는 없다. 노래가 남자들의 잠겨있던 서정성을 끄집어냈다"라고 역주행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여기서 윤종신이 말하는 서정성이란 바로 '찌질함'이다. "니가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 분의 일 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줘". 헤어진 이후 새로운 인연을 찾아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전 애인의 소식에 나처럼 이별에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저주를 퍼붓는 모습. 찌질하지만 이만큼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노래도 없다.


음악평론가 현민형 역시 "이별을 겪은 화자의 예민한 감정 곡선을 꾸밈없이 드러내고 있다. 애초에 노래의 근간은 이야기 아닌가. 기본기에 충실한 국밥 같은 노래다"라며 솔직한 감정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


윤종신 '좋니'가 가진 역주행의 힘은 화려한 멜로디도, 뛰어난 퍼포먼스도 아니다. 가슴 아픈 이별에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느꼈을 찌질한 감정이었다.


wwwqo2@sportsseoul.com


사진ㅣ윤종신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