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대형 포수다. 제2의 강민호가 될 것이다. 이 모든 게 롯데 자이언츠 신인 포수 나종덕(19)을 향한다.


무학초~신월중~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나종덕은 2017 2차 1라운드 3순위로 꿈에 그리던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미국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한 그는 올 시즌 퓨처스 리그(2군)에서 시간을 보내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장종훈(타격), 강진규(배터리) 등 쟁쟁한 코치진은 그를 롯데의 간판 포수로 키워내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이름있는 코치님들 사이에서 훈련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감독님 이하 코칭스태프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한단계씩 성장해가고 있다"는 나종덕은 "많이 부족하지만 롯데 야구를 사랑하는 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며 프로 데뷔 첫 해를 돌아봤다.


- 퓨처스 리그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올 시즌 자신의 성적을 점수로 평가해보자면.


100점 만점에 4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에 부쳤다. 아마추어는 경기가 띄엄띄엄 있다 보니 (체력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프로는 일주일에 6번 경기가 열린다. 나름 준비한다고 했는데, 역시나 체력 관리가 쉽지 않더라. 부족함을 느꼈다. 지금도 헤쳐나갈 방법을 찾고 있다. 선배들도 체력 관리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준다.


- 포수로서 한 시즌을 소화한 소감은.


경기 운영 방식이나, 타자와 수 싸움 등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올 시즌이다. 아마추어는 토너먼트 형식의 대회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매 순간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매일 경기가 열린다. 그날 경기에서 잘한 건 더 발전시켜나가고, 실수한 건 보완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그날의 경기를 복기하면서 '포수로서 더 성장해야겠다'는 걸 느낀다.


- 프로와서 가장 발전했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역시나 정신적인 부분이다. 아마추어 시절 때는 그저 승패에 집중했다. 경기에서 패하고 학교로 복귀할 때면 패배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과 속상함이 공존했다. 하지만 프로 와서 생각이 바뀌었다.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깨지고 부딪치면서 실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팀의 승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지금은 성장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비중을 조금 더 둘 뿐이다.


- 강진규, 장종훈 코치가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강 코치님은 나와 같은 마산 출신이다. 때문에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하신다. 강 코치님의 지도에 '더 노력하고, 가르쳐준 플레이를 빠르게 습득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훈련하고 있다. 장 코치님은 공부를 강조하신다. '삼진은 왜 당했는지', '플레이는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서 복기해보라고 말씀하신다. 훌륭하신 코치님들 아래서 성장하고 있는 자체가 감사할 따름이다.


- 신인으로서 12홈런(28일 기준)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대로 삼진율이 높아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


삼진 비율이 높은 건 사실이다. 올 시즌 9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적도 있다. 삼진 비율이 높아지니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타석에서 드러나지 않더라. 콘택트 위주의 소극적인 타격을 하다 보니 장타력까지 떨어졌다. 그때 생각했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자신있게 스윙하자'. 장 코치님도 "(삼진이 많은 것은) 괜찮다. 나도 현역 시절 많은 삼진을 당했다. 신경쓰지 말고 자신있게 스윙하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10타석째 홈런을 쳤던 기억이 난다.


- 시즌 중반, 짧은 시간이지만 1군 무대도 밟았다. 선배 강민호는 어떤 이야기를 해줬는가.


첫 수비를 나가는데 많은 관중들 앞에서 야구를 한다는 생각에 설렜다. 긴장감은 크지 않았다. 강민호 선배님은 내가 다가가면 항상 많은 말씀을 해주신다. 특히 기억나는 이야기는 '시합할 때 실수는 누구나 한다. 굳이 신경쓰지 마라.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생각하라'는 말을 해주셨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팬들에게 인사한다면.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는 '프로에 가야 한다'는 목표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다. 스스로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했다. 그런데 막상 프로에 입단하고 보니 현실에 안주했다고 할까. 3학년 때보다 열의가 떨어졌음을 느꼈다. 프로 와서는 힘들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못했다. 한해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 부단히 노력해 롯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포수로 거듭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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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