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송주훈(23·알비렉스 니가타)이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5일 오전 10시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다음 달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인 러시아, 10일 아프리카 팀(미정)과 유럽 원정 경기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달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을 앞두고 조기 소집에 협조한 K리거들이 배려 차원에서 모두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자리는 유럽과 중국, 일본 등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해외파들이 메웠다.


일본 J1리그 니가타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비수 송주훈도 K리거의 공백을 틈타 대표팀 승선 기회를 잡은 선수 중 한 명이다.


프로 데뷔 후 유독 많은 부침을 겪었던 그에게 대표팀 승선은 더욱더 특별하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엘리트 코스를 거친 송주훈은 지난 2014년 1월 큰 기대를 받으며 니가타에 입단했다.


니가타에서 생활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팀의 주전 센터백 라인은 굳건했다. 8월 30일 감바 오사카전에서 오이 겐타로의 출전 정지를 틈타 리그 데뷔전을 치렀지만, 결과는 0-5 대패였다. 이후 선발 출전 기회는 오지 않았다. 다음 시즌엔 부상에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며 완전히 입지를 상실했다.


그에게 동아줄이 되어준 것은 J2리그 미토 홀리호크 임대였다. 미토에서 2015시즌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미토로 임대 이적한 그는 주전 센터백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임대 계약 연장을 끌어냈다. 다음 시즌에도 미토의 수비 라인을 든든히 지킨 그는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신태용 당시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그에게 주장직을 맡기는 등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그러나 이번에도 부상 악령이 발목을 잡았다. FC기후와 경기 중 부상을 입은 그는 리우 올림픽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다. 남은 시즌 소속팀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좌절과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렇게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한 그의 미토 임대 생활은 끝이 났다.


하지만 분명 소득은 있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원 소속팀 니가타로 복귀한 송주훈은 미토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을 이겨냈다. 완전한 주전으로 올라섰다. 부상 여파로 인해 이뤄지지 않았지만, 겨울 이적 시장에서는 광저우 헝다 등 중국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엔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물론 당장 주전으로 도약하기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센터백 자리에는 홍정호, 김기희, 김영권 등 중국파들이 버티고 있고 김민재라는 신성도 떠오르고 있다. 멀티 플레이어 장현수도 언제든지 다시 최후방에 설 수 있다. K리거들이 돌아오는 다음 소집 때는 발탁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23세의 나이에 일찌감치 여러 좌절을 겪어본 송주훈에게는 간절함이라는 무기가 있다. 고난을 거치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그는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초심을 다졌고, 소속팀 주전 자리는 물론 대표팀 선발이라는 귀중한 기회도 얻었다.


잠시 잊힐 뻔했던 송주훈이라는 세 글자가 한국 축구계에서 다시 주목받는 이름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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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