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니 해설위원
지난 IBK기업은행에서 은퇴한 김사니 해설위원이 18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은퇴 및 영구결번식에서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제공 | 한국배구연맹

[화성=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IBK기업은행이 올 시즌부터 해설위원으로 제2의 배구 인생을 이어나가는 김사니 SBS스포츠 해설위원을 위해 ‘영구결번’과 은퇴식을 준비했다.

김사니 해설위원은 18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경기에 앞서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에 참석했다. 그의 은퇴식에는 옛 동료들과 이정철 감독 그리고 그의 어머니 지연우 여사의 영상 편지와 함께 선수시절 주요 활동 모습이 담겨 공개됐다. 이를 보던 김사니는 감정에 복받쳤는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사니를 위한 행사는 IBK기업은행 임직원을 비롯한 그의 팬, 함께 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마무리 지었다. 지난 1999년 프로에 데뷔해 2014~2015시즌부터 3년간 IBK기업은행에서 뛴 김사니는 주전 세터로 정규리그 1회, 챔피언결정전 2회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은퇴식에서 눈물 흘린 김사니는 “생각보다 덜 울어서 다행이다”라며 “펑펑 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7일 방송 녹화 중에 취재진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다. 그 때 많이 울었다. 할 만큼 다해 후련했는데, 막상 은퇴식을 앞두니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린 것 같다. 그래도 어제 많이 울어서 오늘은 좀 덜 울었다”라고 덧붙였다.

IBK기업은행은 팀에 공헌한 김사니를 위해 그의 번호 ‘9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등번호가 20번까지만 있는 배구 종목 특성상 특별한 결정이었다. 배구계에서도 2시즌 OK저축은행에서 활약한 뒤 2015~2016시즌을 끝으로 떠난 외국인 선수 시몬의 등번호(13번)가 결번된 이후 두 번째다. 김사니는 “엄연히 따지면 나는 프렌차이즈 스타가 아니다. 선수가 마지막에 영구결번으로 은퇴하기 쉽지 않은데 이런 기회를 줘서 IBK기업은행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배구 코트 위의 김사니는 이제 코트 밖의 해설위원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그는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구계 계속 몸 담을 것”이라며 “해설도 빈틈없이 다른 해설위원과 다른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 봄까지는 해설에 매진하고 내년 봄부터 기회가 된다면 유소년을 가르칠 것이다”라고 지도자로서 계획을 밝혔다.

이 날 경기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2-3(20-25 25-19 21-25 25-21 10-15)으로 석패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 뛴 김사니를 위해 승리를 선물하려던 IBK기업은행은 끈질긴 추격을 펼쳤으나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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