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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SNL코리아’가 유쾌한 웃음을 던지며 시즌종영을 알렸다.

지난 18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에서는 시즌9까지 함께한 크루들이 총출연하며 피날레를 완성했다. 이날 방송에는 정상훈, 유세윤, 권혁수와 같은 기존 크루는 물론 홍진호, 박재범, 서유리, 김원해, 최일구 등 반가운 얼굴이 등장해 오래간만에 농도 짙은 풍자를 선보였다.

마지막 크루쇼로 유종의 미를 남긴 ‘SNL코리아’지만 분명 이번 시즌은 즐거움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대중이 SNL에 가장 바라는 것은 촌철살인과 같은 풍자다. ‘SNL코리아’측도 이를 잘 알기에 시즌9 초반 ‘미운 우리 프로듀스 101’을 통해 대선주자를 패러디했지만 과거 ‘여의도 텔레토비’와 달리 현상의 본질과 이면에 대한 풍자가 아니라 개그 소재에 가까웠다. 이마저도 시즌 중반 사라졌고 ‘위켄트 업데이트’에서 비쳐진 현재 사회 이슈도 사태의 이유보다는 파생된 여러 가십에 집중했다. 누구나 이미 알고 있고 사실이나 호불호가 없는 사안을 보여주기에 그치며 초창기 보여준 날선 풍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게다가 ‘SNL코리아’은 ‘Saturday Night Live’라는 정체성을 버리고 지난 7월부터는 녹화 방송으로 포맷을 전환했다. 이미 몇몇 국가에서는 SNL이 녹화방송으로 진행되고 게스트 섭외나 완성도면에서 녹화방송이 가진 장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녹화방송으로 변했음에도 시청자는 그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고 시즌을 대표할만한 코너를 새롭게 보여주지도 못했다. 또 ‘급식체’와 같은 코너는 굳이 학생들의 은어를 개그 소재로 삼아야 하는 비판이 존재했지만 SNL측은 끝까지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코너를 이끌어갔다.

2011년부터 한국에 상륙한 ‘SNL코리아’는 지난 7년간 아홉시즌을 거치며 토요일밤 웃음을 책임졌다. 분명 ‘SNL코리아’는 단순한 웃음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고 통해 많은 크루들이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SNL코리아’를 향한 대중의 기대와 시선은 점점 낮아지는 가운데 아직 다음 시즌에 대한 논의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폐지 수순이라는 말도 나오는 가운데 SNL 코리아가 열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면 초심으로 찾길 기대해 본다.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