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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20번)이 9일 한중전 무승부 뒤 동료들과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전공을 맡고 있는 신문선 교수는 ‘신태용호’의 중국전 내용을 두고 절망과 희망, 의심을 모두 보여준 드라마틱한 경기였다고 정리했다.

신 교수는 10일 중국전 리뷰에서 ‘김신욱의 재발견과 이재성, 이명주 등이 공격적으로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 손흥민의 파트너 역할, 유럽파를 대신할 수 있는 플랜B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경기 종반에 보인 체력적인 문제점, 수비 상황에서 집중력, 상대 전술변화에 대처능력과 용병술의 아쉬움은 북한, 일본과 남은 동아시안컵 경기와 7개월 뒤 월드컵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킥오프 10분까지는 ‘절망의 10분’으로 표현했다. 신 교수는 ‘중국이 공격점유율 95%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고, (전반 8분) 김진수의 볼 터치 실수와 맞물리며 실점이라는 당연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반면 10분부터 60분까지 50분간 한국은 볼 점유율 63%, 공격점유율 77%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신 교수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김신욱을 비롯해 염기훈, 이명주, 이재성이 부지런히 뛰면서 중국의 공격을 전방부터 차단하는 움직임과 공수 밸런스를 유지한 결과’라고 밝혔다. 초반 10분까지 패스성공률 59%(34회 시도 20회 성공)에 머물렀고 공격 지역 패스도 단 1회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50분간은 패스성공률 77%(360회 시도 276회 성공), 공격 지역 패스성공률 66%로 완벽에 가까웠다. 공격 방향의 균형(좌 36%, 중 27%, 우 37%)을 맞추면서 중국 수비를 괴롭혔다. 양 풀백인 김진수, 최철순의 공격 가담도 적극적이었고 수비 공백은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 주세종이 적절하게 메웠다. 김신욱과 이재성이 나란히 1골 1도움으로 2골을 합작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사이 여러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쳐 승기를 잡지 못한 게 뼈아팠다.

김신욱 동점골
제공 | 대한축구협회

신 교수는 ‘60분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인 한국은 이후 체력의 늪에 빠졌다’면서 ‘수비와 미드필더진 간격이 점점 벌어져 밸런스가 무너졌다. 중국에 공격권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고 했다. 신 교수는 유기적인 패스 핵심은 오프 더 볼 상황에서 움직임으로 창출된 공간으로 많은 활동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60분 이후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을 분당 패스 수를 통해 유추했다. 신 교수는 중국이 분당 패스 수에서 3.6회(0~10분), 3.4회(10~60분), 3.2회(60~90분)로 일정하게 유지한 것과 다르게 한국은 3.4회, 7,1회, 4.8회로 60분 이후 분당 패스가 2.3회나 떨어졌다고 했다. 공격 방향의 균형도 60분 이후 오른쪽으로 치중, 염기훈의 체력저하로 왼쪽 공격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했다. 신 교수는 ‘60분과 79분 최철순 이명주를 빼고 고요한, 이창민을 투입했으나 경기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며 ‘체력 문제를 보인 한국 경기력을 봤을 때 남은 한 장의 교체 카드를 쓰지 않은 점은 의문’이라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