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가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 항소 4부에 출석해 음주 뺑소니 사고 혐의로 1심에서 징영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데 대한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항소 4부(김종문 부장판사)는 피고인 강정호에 대해 항소를 기각했다. 2017.05.18.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실수가 되는 모양새다. 빅리그서 맹활약한 내야수 강정호(30)를 향해 피츠버그 구단이 처음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빅리그 복귀가 무산될 경우 사실상 KBO리그 외에는 갈곳이 없는 강정호다.

피츠버그 지역언론 피츠버그 포스트 가젯은 10일(한국시간) 피츠버그 구단 프랭크 쿠넬리 사장과 닐 헌팅턴 단장이 강정호의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강정호가 음주사건을 일으킨 후 꾸준히 강정호를 돕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던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쿠넬리 사장은 “우리는 강정호가 복귀한다는 가능성을 지운 채 이번 오프시즌에 임한다. 아쉽게도 강정호는 2018시즌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헌팅턴 단장 또한 강정호 없이 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피츠버그는 그동안 강정호의 도미니카 윈터리그 참가를 유도하는 동시에 미국 취업비자 재취득에도 정성을 쏟았다. 미국 취업과 이민에 정통한 변호사 등을 동원해 강정호가 다시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강정호는 윈터리그에서 부진하며 소속팀에서 방출됐고 미국 취업 비자 발급에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가 돌아올 수 있느냐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쿠넬리 사장은 피츠버그 구단이 이렇게 강정호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 “강정호가 사고를 일으켰을 당시만 해도 강정호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 사고로부터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강정호의 비자 발급 문제는 우리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강정호의 비자 발급은 내가 직접 담당했다. 그래서 헌팅턴 단장에게 ‘강정호와 미국에서 재회하지 못하게 됐다’고 아쉬운 조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헌팅던 단장은 “강정호가 빠진 것은 전력에 큰 타격이다. 우리는 2017시즌 강정호 외에도 스탈린 마르테와 그레고리 폴란코가 빠지면서 홈런 45~50개가 사라졌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선수들을 두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2018시즌에 활약할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데 더 신경 쓰겠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강정호가 갑자기 비자를 발급받는 대반전이 일어나지 않은 한 피츠버그 구단은 2018시즌 후 강정호와 공식적인 이별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피츠버그와 강정호는 2019시즌 팀 옵션 계약이 남아있는데 피츠버그 입장에서 미국에 오지 못하는 강정호에게 2019시즌 옵션을 행사할 이유는 없다. 비자발급 금지로 ML은 물론 다른 해외리그 출전이 불가능해진 그가 갈 수 있는 곳은 KBO리그 밖에 없다. 물론 KBO리그에 복귀하더라도 음주사고에 따른 징계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72경기 출장 정지 등의 징계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앞서 친정팀 넥센과 복귀 문제를 두고 해답부터 찾아야 한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당장은 그라운드를 밟기 힘들어진 강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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