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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올해 가요계엔 ‘오디션 열풍’이 거셌다. 엠넷 프로듀스 101이 탄생시킨 그룹 워너원(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이 이 열풍을 타고 훨훨 날아올랐다. 이에 자극받은 KBS2와 JTBC가 앞다퉈 ‘더유닛’과 ‘믹스나인’을 시작했다.

지난 4월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는 지난 6월까지 방영 기간 내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매회 달라지는 연습생들의 순위와 다채로운 경연 무대에 시청자는 열광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그룹 워너원은 지난 8월 데뷔와 동시에 엑소, 방탄소년단 등 톱 아이돌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고척돔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워너원은 데뷔 앨범 초동(앨범 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량) 41만장을 팔아치우며 데뷔 앨범 최다 초동 판매량을 기록했다. 데뷔곡 ‘에너제틱’은 각종 음악방송 1위를 휩쓸며 무려 15관왕에 올랐다. 지난 11월 발매된 리패키지 앨범 ‘뷰티풀’ 역시 음원차트 1위를 올킬했다. 강다니엘 등 멤버 개개인도 ‘신드롬’급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워너원 외에 ‘프로듀스101 시즌2’ 출신 가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데뷔 6년차임에도 연습생으로 돌아가 ‘프로듀스101 시즌2’에 참여했던 뉴이스트는 프로그램 종영 직후 ‘여보세요’ 등을 음원차트에서 역주행시켰다. 워너원에 합류한 황민현을 제외한 4인의 멤버가 결성한 유닛 뉴이스트W도 승승장구 중이다.

서로 다른 소속사 연습생들이 모인 JBJ(노태현, 켄타, 김상균, 김용국, 권현빈, 김동한)와 레인즈(김성리, 변현민, 서성혁, 이기원, 장대현, 주원탁, 홍은기)는 지난 10월에 가요계에 데뷔했고, 최종 순위 12위로 아쉽게 워너원 합류가 불발됐던 정세운과 큰 주목을 받았던 사무엘은 솔로 가수로 나섰다. 임영민과 김동현의 MXM, 장문복과 성현우, 안형섭과 이의웅 등 유닛과 주학년의 더보이즈, 노태현의 핫샷 등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이우진은 더이스트라이트에, 유회승은 엔플라잉에 새 멤버로 합류하며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KBS 2와 JTBC는 제2의 ‘프로듀스101’을 노리며 ‘더 유닛’과 ‘믹스나인’을 동시에 내놓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지만 주목도, 화제성 등 여러 측면에서 아직까지는 지난 여름을 휩쓴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방송사가 주도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방송사가 오디션 과정을 보여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하나의 아이돌 그룹을 만들고, 키워내는 구조가 공고해 지면 기존 가요 기획사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과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로 구성된 음악제작사연합은 지난 8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사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대기업 및 방송 미디어의 음악산업 수직계열화 공고화, 방송 미디어들간의 경쟁으로 인한 변칙 매니지먼트의 문제, 중소 기획사들의 단순 에이전시로 전락 위기가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지난 10월 ‘더유닛’과 ‘믹스나인’의 런칭에 별다른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