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 인턴기자] 배우 차태현이 2018년 무술년(戊戌年) 첫 1000만 영화의 주인공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차태현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흥행작을 채워 넣었다. 지난달 그가 주연으로 열연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이 개봉 13일째인 지난 1일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누적 관객수 944만 8664명을 기록했다. 이번 주 새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차태현은 '신과 함께'에서 소방관으로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살아온 인물인 '자홍'역으로 분해, 웃음기 없이 진지하고도 뭉클한 연기를 선보여 관객에게 감동을 안겼다.


그는 데뷔 이래 지금까지 꽉 채워온 필모그래피 만큼 다재다능한 만능엔터테이너다. 가수에 도전해 가요 프로그램에서 수차례 정상의 자리에 오른 바 있으며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재치있는 입담과 센스를 발휘하며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연기면 연기, 예능이면 예능, 노래면 노래 어떤 종류의 옷이든 찰떡같이 소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스타다.


차태현이 데뷔 초부터 이런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었다.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고도 빛을 보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는 1994년 18세 때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20세였던 1995년 KBS 슈퍼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KBS 17기 공채 탤런트로 본격적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첫 출연작은 1995년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다. 차태현은 극중 전도연을 짝사랑하는 학생으로 분했다. 이후 '스타', '며느리 삼국지', '첫사랑' 등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98년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김정은과 코믹 커플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기사 본문 요약]


[ 캠퍼스 드라마의 주인공은 신세대 연기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선망의 역할이다. 그런데 최근 그 행운의 주인공이 탄생됐다. 탤런트 차태현이 '우리들의 천국'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MTV 캠퍼스 드라마 '레디 고'에서 주인공을 따낸 것.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됐을 때도 제가 주인공인지 몰랐어요. 그런데 시놉시스를 보니 제 이름이 맨 위에 쓰여있더군요. 그때서야 제가 진짜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별로 빛을 보지 못했던 차태현이 그나마 눈에 띄는 역할을 맡았던 것이 K2TV 미니시리즈 '스타'였다. 그가 '레디 고'에서 주인공을 맡게 된 것도 작가 홍진아씨가 '스타'에서 연기하는 차태현을 보고 낙점을 해뒀던 것.


"'스타'가 제 연기생활에 있어서 첫 번째 기회였다면 '레디 고'는 두 번째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


1999년 드라마 '해피투게더'에서 전지현의 상대역을, '사랑해 당신을'에서는 채림의 상대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두 드라마 모두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차태현의 활약도 돋보였다.


안방극장에서 주목받으며 같은 해 라디오 프로그램 'FM 인기가요' DJ도 맡아 청취율 1위를 기록했으고 예능프로그램 '기쁜 우리 토요일' 진행자로도 발탁됐다. 그렇게 차태현의 인생 그래프가 점점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차태현은 1999년 드라마 '햇빛 속으로'를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그는 혼란스럽고 불안한 20대 청춘의 모습을 연기로 녹여냈다. 기존의 밝고 반듯해 보였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까칠한 차도남으로 변신했다. '햇빛 속으로'는 당시 시청률 35%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차태현은 톱스타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듬해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에 출연해 활약을 이어갔다.


2001년은 그야말로 차태현의 해였다. 전지현과 함께 주연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48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또한 앨범을 발매하며 가수로서 변신도 시도해 대성공을 거뒀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의 흥행으로 국내를 넘어 한류스타로도 자리매김했다. 영화가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지역에 배급되며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견우' 역으로 분하며 코믹하면서도 감성스러운 멜로 연기를 두루 녹여낸 그는 주요 영화 시상식에서 수많은 트로피도 거머쥐었다. 제22회 청룡영화제, 제25회 황금촬영상에서 신인 남우상을 수상한데 이어 제39회 대종상에서는 남자인기상과 남우주연상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같은 해 정규 1집 앨범 '에시던트(Accident)'의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I Love You)'를 발표해 3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대세 스타임을 입증했다.


영화 '연애소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 ;꽃 찾으러 왔단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다작 행보를 이어갔다.


차태현은 2008년 영화 '과속 스캔들'을 통해 다시금 정점을 찍으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과속 스캔들'은 8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를 휩쓸었다. 2010년 영화 '헬로우 고스트'도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슬로우 비디오', '엽기적인 그녀 2', '사랑하기 때문에' 등에도 출연했다. 흥행이 부진한 적도 있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활동에 정진했다.


차태현은 배우의 모습뿐만이 아닌 예능인으로서도 빛나고 있다. 그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7년째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의 고정 멤버로 맹활약 중이다. 멤버들 사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과 더불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예능감을 선보이며 사랑받고 있다. 특유의 해맑은 표정과 유쾌한 언변은 그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용띠 클럽-철부지 브로망스'에도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차태현은 지난해 드라마 '최고의 한방'을 통해서는 주연 배우로 활약하면서 연출가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해피선데이-1박 2일'로 인연을 맺은 유호진 PD와 의기투합해 공동 연출을 맡았다. 배우, 예능인을 넘어 PD까지 도전하며 그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차태현이 출연한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수를 기록한 작품은 '과속스캔들'이었다. '신과 함께'로 자신의 흥행기록을 깨는 건 물론 '1000만 배우'의 영예를 안을 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차태현은 전광석화 같은 시간 속 아무렇지 않게 다가온 새해처럼, 올해도 어느 위치에서든 '믿고 보는' 배우로 활약할 것을 기대하게 한다. 데뷔 후 25년 내내 흔한 구설수 한번 없이 배우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왔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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