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첫 타석부터 폭발하는 김주찬의 2루타
KIA 김주찬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4차전 1회초 1사 2루타를 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캡틴’ 김주찬(37)이 40세까지 현역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프리에이전트(FA) 재자격을 취득한 김주찬은 16일 오전 KIA와 2+1년에 보장액 27억 원에 도장을 찌었다. 계약금 15억원, 연봉 4억원 규모다. 옵션까지 포함하면 연평균 10억원으로 지난 2015년 3+1년에 36억원을 받고 재계약한 이범호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김주찬의 계약이 가장 먼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FA 재자격 시즌을 앞두고 ‘캡틴’ 중책을 맡은 것이나 6월 초까지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지고도 기어이 3할 타자로 시즌을 마친 점 등을 고려하면 구단과 개인 모두 ‘함께 간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였다. KIA 조계현 단장도 이달 초 “팀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이나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라는 점에서 이범호와 함께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다. 우승 프리미엄도 있고 우승팀 ‘캡틴’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김주찬의 자존심이 떨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말 연시를 지나면서도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조 단장이 김주찬의 에이전트측과 몇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돌아오는 답이 없었다. 조 단장은 “섭섭한 감정이 있다거나 (김)주찬이가 다른 팀을 알아보느라 협상이 늦어진 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동안 개인 일정도 있었고 훈련 스케줄 때문에 서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던 점도 있었다”며 계약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지난 15일 오후 김주찬의 에이전트측과 최종 조율을 마쳤고 이날 오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 나와 단장실에서 도장을 찍고 ‘타이거즈맨’으로 남게 됐다. 김주찬은 “계약하는 데 시간이 걸린 만큼 올 시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스프링캠프 출발 전까지 운동에만 전념해 올 시즌에도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SS포토]버나디나-최형우-김주찬,
3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전지훈련이 진행됐다. 버나디나, 최형우, 김주찬(왼쪽부터)이 달리기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조 단장의 말처럼 김주찬은 존재감면에서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말 수가 적은 편이지만 후배들이 슬럼프에 빠지거나 고민을 상담해오면 자신의 노하우를 모두 공개할 정도다. 부상 등으로 엔트리에 빠져있을 때에도 더그아웃 뒤편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후배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절친’ 이범호는 “(김)주찬이가 한 마디 하면 후배들이 상당히 잘 따른다. 그만큼 동료들에게 신뢰를 준 선수라고 봐야하지 않겠는가. 본인의 노력도 엄청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모습에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6월초까지 1할대에 머물던 타자가 시즌이 끝나고 보니 3할을 돌파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인성과 실력 모두 최고인 친구”라고 극찬했다.

지난 2000년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 유격수로 삼성에 입단한 김주찬은 이듬해 롯데로 트레이드 돼 외야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 잠재력을 폭발했다. 2012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KIA로 이적한 뒤 지난해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 감격을 누렸다. 지난해까지 16시즌 통산 1550경기에 출전해 1634안타 916득점 655타점 타율 0.296의 통산 성적을 기록 중이다.

김주찬이 잔류를 확정하면서 KIA는 우승전력을 모두 보존했다. 롯데와 LG, 넥센, kt 등 경쟁팀이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거센 도전에 나서겠지만 디펜딩챔피언이라는 자부심으로 수성에 나선다. 김주찬이 1년 더 ‘캡틴’ 중책을 수행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보장된 2년 후에도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 된다면 불혹까지 선수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통산 3할 타율과 2000안타, 1000득점 돌파 등의 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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