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과 겹친 이번 설 연휴는 여느 때보다 풍성한 TV편성표가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시끌벅적하게 친척들과 함께 TV 앞에 앉은 시청자도, 집에서 홀로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고 있는 시청자도 외롭지 않게 연휴를 보낼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볼거리는 많은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결정 장애' 증상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래서 추석 연휴 TV 앞에서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당신을 위한 15일 TV가이드를 준비했다.


▲ 오전 9시, 컬링과 함께하는 연휴 첫날


지난 8일 올림픽 개회식보다도 먼저 열린 핀란드와 믹스더블 예선전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큰 관심을 끌었던 컬링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엔 여자 예선이다. 김경애, 김영미, 김초희, 김선영, 김은정이 출전해 믹스더블에서의 아쉬움을 달랜다. KBS1·MBC·SBS 생중계.


▲ 오전 11시 20분. 한국 최고의 명화와 함께


2시간 안팎으로 진행되는 컬링 경기가 끝날 즈음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서 설날특선영화 '오발탄'을 방송한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1961년 제작된 '오발탄'은 김진규, 최무룡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지난 2014년 한국영상자료원이 선정한 한국 영화 100선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 영화사의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 오후 3시, 스키를 타고 오르막 길을? 크로스컨트리 스키


'오발탄'을 시청한 후 점심 식사까지 끝나면 평창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여자 10km 프리 종목 경기가 열린다. KBS1이 생중계하는 이 경기에는 이채원과 주혜리가 출전한다.


이채원은 지난 10일 열린 8km+8km 스키애슬론에서는 57위(46분 44초 5)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이날 프리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그는 지난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프리 종목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 사상 처음이었다.

▲ 오후 5시 10분, 1년 만에 돌아온 아육대


지난 추석 MBC 총파업으로 전면 취소됐던 '아육대'가 돌아왔다. MBC는 이날과 16일 이틀에 걸쳐 '설특집 2018 아이돌스타 육상 볼링 양궁 리듬체조 에어로빅 선수권대회'를 편성했다.


트와이스, 비투비, 레드벨벳, 뉴이스트W, 여자친구 등 52개의 그룹 등 총 230여 명의 아이돌들과 30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해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진 '아육대'는 이번 지난 추석에 안방을 찾지 못한 만큼 더 풍성한 내용으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 오후 8시, 이승훈의 열정과 함께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자존심' 이승훈은 이날 남자 10000m에 출전한다. MBC와 SBS가 생중계를 맡았다.


이승훈에게 장거리는 주종목이 아니다. 오히려 자칫 주 종목인 팀 추월과 매스 스타트에 전력을 쏟는데 무리가 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이승훈에게 장거리는 일종의 책임감일 수도 있다"며 "자신이 장거리를 포기하면 대가 끊길지도 모른다고 늘 염려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혀 감동을 자아냈다. 그의 10000m 질주가 메달을 따올 가능성이 크지 않을지라도 경기를 꼭 시청해야 하는 이유다.


이승훈은 오는 18일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에 출전하며, 주종목인 매스 스타트는 오는 2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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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