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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감성 싱어송라이터’ 오왠은 최근 인디씬의 수많은 ‘고막남친’(연인같이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 남자 가수를 의미) 중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가수다.

그는 지난 2016년 5월 첫 미니앨범(EP) ‘웬 아이 비긴’을 발매한 이후 2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수많은 공연장, 음악 페스티발 등을 오가며 음악 팬의 귀를 사로잡았다. 데뷔 첫해 EBS 스페이스 공감 ‘이달의 헬로루키’로 선정됐고, 데뷔 1년도 채 되지 않아 MBC ‘쇼!음악중심’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2월 윤종신과 함께 네이버 히든트랙 No.V를 통해 노래 ‘없네’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 두번째 EP ‘웬 잇 러브스(When It Loves)’를 발매한 직후 만난 오왠은 “첫 앨범을 낼 때 목표는 ‘망하지 말자’였다.(웃음) 대학에서 철도 운전을 공부하다 자퇴를 하고 음악을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무너지면 이후 행보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처음부터 내 기대보다 너무 잘됐다. 그래서 바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데뷔 이후 시간들을 되돌아봤다. 데뷔 전 일찌감치 헌병으로 병장 만기 제대를 한데 대해서는 “빨리 다녀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사실 첫 앨범 발매 시점을 감안하면 두번째 앨범 발매 시점이 빠른 편은 아니다. 이에 대해 그는 “솔직히 내가 게을렀다. 소속사에서는 곡작업을 하자고 했지만 결과물이 다양하게 자주 나오지 못해 싱글만 3번 발표했다. 그런데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부지런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 “소속사에서 새롭게 데뷔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곡 작업을 정말 많이 하더라. 2년간 내가 한 작업물보다 이 친구들의 작업물이 더 많았다. 나도 데뷔전엔 그렇게 했었다. 공연이 잡히는 것도 아니니 눈뜨면 곡작업하고, 녹음만 했다. 난 내가 초심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는데, 돌아보니 내가 나태했다. 이 앨범을 내면서 반성을 하고 있다.”

이번 앨범을 내며 부담감도 많이 느꼈다. “첫 앨범을 낼 때 부담감이 음악 인생에서 가장 클 줄 알았는데 이번이 더 불안하고 스트레스도 많다. 첫앨범보다 이번 앨범이 좋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아마 다음 작품을 낼 때는 이번 보다 더 큰 부담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돌아본 오왠은 “예전엔 내게 앞으로 목표를 물으면 ‘그때 그때 느끼는 감정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지금 목소리로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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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웬 잇 러브스’엔 오왠이 작사 작곡한 신곡 4곡과 선 공개된 2곡 포함 총 6곡이 담겨있다. 어쿠스틱 팝부터 록 그리고 오왠 특유의 발라드뿐만 아니라 재지(Jazzy)한 스타일까지 다양한 노래들로 채워졌다. 새 앨범에 대해 그는 “첫 앨범 ‘웬 아이 비긴’엔 사랑의 감정을 담았었다. 이별, 쓸쓸함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이번 앨범엔 다른, 다양한 감정과 느낌을 주고 싶었다. 해질녘이나 늦은 밤 혼자 있을 때 들으면 좋은 앨범이다. 사랑하고 싶거나 외롭거나 누군가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싶은 분이 들어도 좋을 음악들을 담았다. 꼭 이성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아끼는 반려견에 대한 사랑을 갖고픈 사람들도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아직 오왠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오왠을 알기 위해 들어보면 좋은 노래’ 3곡을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오왠은 우선 자신의 첫EP 타이틀곡이자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곡인 ‘오늘’을 꼽았다. “이십대 중반인 내 또래 사회 초년생, 아니면 사는 게 힘들다고 느끼는 이들이 들으면 위로가 될 것 같다. ‘괜찮아. 잘될거야’가 아니라 ‘너같은 사람 또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후렴을 주의깊게 들어달라. 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두번째로는 이번 앨범 타이틀곡 ‘처음이니까’를 소개했다. “슬프고 기댈 곳 없는 분들이 듣고 슬퍼해줬으면 좋겠다. 슬플 때 억지로 기뻐하기 보다는 더 슬퍼하는 게 오히려 마음의 안정을 가져온다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오왠은 이번 앨범 수록곡 ‘드림’을 추천했다. “내가 처음 시도하는 재지한 스타일의 곡이다. 로맨틱한 영화의 한 장면을 떠돌리며 들으면 듣는 재미가 배가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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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