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 인턴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펼쳐진 논란의 레이스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한창이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백철기 총감독과 김보름(25·강원도청)은 2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한 해명과 사과의 자리였다.


당시 대표팀은 김보름, 노선영(29·콜핑팀), 박지우(21·한체대)가 나섰지만 7위로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특히 김보름, 박지우가 뒤처진 노선영을 둔 채 먼저 결승선에 들어온 장면이 논란이 됐다. 마지막 주자의 기록으로 경쟁하는 팀 추월인 만큼 함께 끌고 왔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김보름, 박지우의 경기직후 인터뷰가 논란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특히 김보름은 중계 방송 인터뷰에서 "팀추월 연습을 조금 많이 해왔다.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좀 뒤에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라며 노선영이 뒤처진 것을 패인으로 꼽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 "14초(랩타임 기록) 가다가 16초 골인했다고 하는데 선두(김보름, 박지우)는 계속 14초대였다. 팀추월 결과는 아쉽긴 한데 컨디션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해 태도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이날 백 감독은 경기에서 노선영이 뒤처지게 된 배경에 대해 해명했다. 백 감독은 "노선영이 경기 전날 중앙보다 속도를 유지시켜서 본인이 맨 뒤로 가는 게 낫다고 직접 얘기했다"면서 "이를 묵살하면 선수 사기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노선영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서 시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선영은 이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기자회견 직후 20일 오후 SBS '8 뉴스'는 노선영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노선영은 인터뷰에서 "직접 뒤로 간다고 말한 적 없다. 전날까지 제가 2번으로 들어가는 거였는데 시합 당일 날 워밍업 시간에 어떻게 하기로 했느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레이스 순서는 경기 당일 감독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결정됐다는 주장이다. 앞서 백철기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노선영이 직접 맨 뒤에서 하겠다고 자처했다"라고 밝힌 것과는 상반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백 감독은 이런 노선영의 부인에 대해 다시 반박했다. 그는 노선영의 반박 인터뷰 직후 연합뉴스를 통해 "선수들 모두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면서도 "노선영이 맨 뒤로 빠지겠다고 한 것을 나만 들은 게 아니다. 기자회견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노선영과 백 감독.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진 알 수 없지만 이번 사태가 진실 공방과 폭로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진실 공방의 결과가 어찌됐든 아름다워야 할 평창올림픽이 빙판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는 모습은 이미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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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