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배우 조민기(53)의 성추행 논란이 본격적인 진실공방으로 이어질까.

강경했던 조민기가 꼬리를 내렸지만 성추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다. 최근 배우 조민기가 자신이 재직하는 청주대학교 연극과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지난해 11월 청주대학교 한 여학생이 조민기를 성추행으로 학교에 고발했고 이에 학교가 조사끝에 조민기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했고 조민기가 사표를 냈다.

20일 소속사는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논란에 대해 악성루머라며 강경대응할 방침을 밝혔지만 21일에는 조금 다른 입장을 공개했다. 소속사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배우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에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배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조민기가)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은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소속사의 공식입장에는 조민기가 자신의 성추행에 대한 인정이나 반성은 없었다. 특히 조민기는 21일 방송된 채널A ‘뉴스 TOP10’에서 “교수한답시고 그나마 스케줄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런 과정을 다 겪으면서 7년을 근무했는데 남는 게 이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고, 그래서 와 있는 건데 그런 학교에서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팔자에도 없는 교수 한답시고 앉아 있으면서 1학기 때부터 시작해서 2학기 때까지 오는 게 ‘아, 이제는 나 하나 다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족까지 다치겠다’싶어서 진술서를 쓰면서 1차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조민기와 청주대학교, 피해자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가장 먼저 청주대학교는 이미 조민기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규정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대학교가 작성한 징계의결서와 징계사유설명서에는 조씨의 부적절한 행위가 명시됐고 신체 접촉 사실도 표기됐다.

여기에는 조씨가 평소에 자신의 오피스텔로 학생들을 불러 종종 같이 술을 마셨다가 자고 가게 했다는 정황, 겨울방학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 중 신체접 접촉을 해 불쾌감을 준 사실, 여학생에게 노래방에서 뽀뽀를 강요한 사실, 언어적 성희롱으로 느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한 사실 등이 적시 된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주대학교는 신체접촉 사실을 파악하고도 성추행이 아닌 성희롱으로 규정했다.

무엇보다 용기를 낸 피해자들의 폭로와 조민기의 입장은 분명히 다르다. 청주대학교 공식게시판에는 연극학과 출신의 학생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며 ‘조민기교수 성추행에대한 피해사실을 고발합니다’란 제목으로 과거 피해 사실을 공개했고, 청주대학교 출신 신인배우 송하늘도 자신의 SNS을 통해 상세하게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충북지방경창철은 성추행 의혹 진실을 밝히기 위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학 측에 성추행 진상 조사한 내용을 요청했고 피해 학생들을 파악해 조씨의 성추행 의혹 관련 진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조씨에 대한 성추행 관련 고소·고발 없지만 모든 성범죄에서 최고죄와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사라져 혐의가 밝혀지면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 청주대학교 측 역시 적극적으로 경찰수사에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조민기와 소속사 측은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했지만 성추행 사실에 대해서는 함구하며 오히려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경찰 수사로 어떠한 진실이 밝혀질지 귀추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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