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성추행 의혹으로 청주대에서 중징계를 받은 뒤에도 배우 조민기는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고만 했다. 피해자들이 우선적으로 원하는 건 책임감 있는 사과다.

조민기는 그동안 소속사 등을 통해 대학으로부터의 징계가 “성추행(성희롱)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지난 22일 청주대에 따르면 학교법인 청석학원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6일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조씨의 징계의결요구안을 의결했다. 회의록은 지난해 10월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교원의 학생 성추행 신고에 대한 민원을 교육부로부터 이첩받아 양성평등위원회를 개최해 조사한 결과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명시했다.

징계 혐의자인 조민기의 행위가 청주대 성희롱·성폭력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의 성희롱에 해당되고 피해 학생이 처벌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청주대 인사규정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돼 엄중한 징계 요구가 참석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품위 손상’에 해당되는 행위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임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수업에 배제되고 징계가 의결된 상황에서도 조민기는 이달 첫 방영 예정이었던 TV 드라마 출연을 강행하려 했다. 졸업생과 재학생들은 성 관련 문제로 중징계를 받고도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조민기에게 분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조민기에게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폭로가 시작된 이후 조민기측은 책임회피성 발언 등으로 일관하고 있고, 아직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조민기는 20일에는 방송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과의 신체접촉은 있었지만, 격려차원이었다는 해명을 내놓았고, 21일 밤 한 방송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추행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식의 발언으로 또 한 번 사건을 미궁에 빠지게 했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피해자들의 분노를 더 일으키며 또 다른 폭로글들을 잇따르게 하고 있다. ‘미투’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다. 조민기는 결국 드라마에서는 하차했다.

한편 청주대 교수평의회는 이날 사과문을 내고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수 사회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배우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2일 “인터넷 게시글, 학교 자체 조사 등 내사 결과에서 드러난 피해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 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에서도 조민기가 의혹에 반박하는 입장을 견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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