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주 이특·은혁·동해 인터뷰②]"14년간 위기 한번도 없어, 성장 위한 과정만 존재"
  • 입력 2018-03-14 07:53
  • 수정 2018-03-1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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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그룹 슈퍼주니어(이하 슈주)가 걸어온 길은 14일 지령 1만호를 맞이한 스포츠서울과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해당 분야에서 ‘최초’의 기록을 많이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85년 창간한 스포츠서울이 최초의 전지면 가로쓰기 및 한글쓰기, 전면 컬러 편집 등으로 스포츠 신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면 2005년 데뷔한 슈주는 2000대 중후반 이후 아이돌 그룹의 활동 방향을 제안한, 사실상 ‘현대 아이돌의 교과서’다. 슈주 이후 나온 아이돌그룹은 모두 슈주의 자기장 안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슈주는 최초의 아이돌은 아니지만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최초의 기록을 갖고 있다. 4~6인조 아이돌이 보편화됐던 시절, 12인조(한경, 기범 탈퇴. 규현 중간에 합류. 현재는 11인조)로 데뷔해 아이돌 멤버수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했고, 데뷔 때부터 그룹과 멤버 개개인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병행하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구사한 것도 처음이다. 아이돌그룹 중 최초로 팀내 유닛 활동을 한 팀이기도 하다. 중국인 멤버(2009년 탈퇴한 한경)가 있었던 최초의 팀이고, 아이돌 최초로 지난해 홈쇼핑 채널에 출연하기도 했다. 최전성기도 있었지만 각종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던 팀, 늘 그에 걸맞는 대응 방안으로 어려움을 정면돌파하며 후배 아이돌 그룹들에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정석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청담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슈주 리더 이특, 슈주의 인기 유닛 D&E 멤버인 은혁, 동해를 만나 스포츠서울 지령1만호 기념 인터뷰를 진행하며 한 분야에서 오래 활동하는 팀의 일원으로서 가지는 자부심, 고민 그외 여러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슈주는 6인조로 활동중이다. 다양한 예능 형식을 슈주만의 색깔로 새롭게 소화하는 예능인 XtvN ‘슈퍼TV’를 선보이고 있고, 오는 4월 리패키지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슈주 앞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은.

이특=가요계의 역사를 보면 남진, 나훈아, 조용필. 서태지와 아이들, H.O.T 등 판도 변화를 이끌었던 팀들이 있다. 슈주도 감히 그렇게 판도를 바꾼,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고 자부한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오며 우리나라 댄스 장르 음악에 십대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면 H.O.T는 십대 멤버들의 힘과 저력을 선보였고, 신화와 동방신기가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슈주가 바로 윗선배들과 다른 점은 멤버 12명으로 데뷔했다는 점이다. 처음엔 “저 인원으로 뭘 하겠다는 거냐”는 말을 들었다. 우리 멤버들은 데뷔 초부터 노래만 하는게 아니라 연기, 버라이어티, 뮤지컬 등 다른 장르에 적극적으로 도전했다. 당시 방송사 PD들은 우리팀 개념을 이해 못했다. “멤버 누군가 드라마 촬영을 해야 하니 오늘은 8인조 버전으로 무대를 선보일게요”하면 “말이 돼?”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무대에 오르는 팀원수가 달라지는 걸 신기해했다. 데뷔 초 어느 방송국에선 외국인 출연자가 금지돼 우리팀 외국인 멤버 자리에 가면을 쓴 대역을 세우기도 했다. 우리가 나오면서 아이돌 활동 패턴이 달라지게 됐다.

지금도 우린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 멤버들이 워낙 재밌는 걸 좋아해 남들이 하지 않은 분야에 도전하는 걸 즐긴다. 아이디어를 낼 때 멤버들은 부담없이 툭툭 말을 던진다. 그런 뒤 그걸 현실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건 우리 롱런의 비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은혁=슈주는 국내 최초로 ‘유닛’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슈주에 자주 붙는 타이틀은 ‘따로 또 같이’였다. 아이돌 최초로 트로트도 하고, 중화권에서 활동하는 슈주M 유닛도 있고, 지금 나와 동해가 함꼐 하는 D&E도 있고, 발라드 유닛 K.R.Y도 있다. 한 팀의 유닛이 단독 콘서트를 연 것도 우리 팀이 최초라고 하더라.

지난해말 멤버들이 ‘블랙수트’ 앨범 20만장 판매 공약을 실펀하기 위해 홈쇼핑 채널에 나간 것도 아이돌로서는 새롭고 신선한 도전이었다. 아이돌이 홈쇼핑에 출연해서 뭔가 한다는 건 사실 쉽지 않은데 우리 색깔대로 잘 풀어냈다. 홈쇼핑까지 해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엔 제한이 없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것도 되네?” 싶다.

이특=홈쇼핑에 한번 나간 이후 홈쇼핑에 출연해 달라는 제의가 많아졌다고 들었다. 슈주가 아니면 안되는 예능 프로그램 포멧에 대한 제안도 계속 들어오는 중이다.

동해=내가 특별히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은 멤버수가 많다보니 밥값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웃음) 한번은 고기값이 200~300만원 나온 적이 있는데 규현은 다른 일정 탓에 늦게 와 고기를 한점 밖에 못 먹었다. 멤버끼리 가위바위보로 고깃값 내기를 했는데 하필 규현이 걸려서 그 자리를 계산했던 기억이 난다.(이특=살치살이었다.)
슈퍼주니어

슈퍼주니어 이특.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슈주는 현재 아이돌의 활동 모델을 제시한 팀이다.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나.

이특=
얼마전 여자 아이돌 가수와 함께 광고 촬영을 했는데, ‘쏘리쏘리’가 나왔을 때 6살이었다고 하더라. 우리가 너무 오래했나 싶기도 했지만 그가 우릴 알고, 우릴 보며 자랐다고 하니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습이 그들의 미래일 테니까.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은혁=예전에는 우리 팀만 생각하면서 활동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가요계에서 형, 오빠 자리에 있게 되니 주변 후배들을 돌아보게 된다. 챙겨주고 싶고, 조언도 해주고 싶다. 우리가 데뷔했을 때 지오디 선배들이 우리를 그렇게 잘 챙겨줬었다. 우리도 그러고 싶다. 아이돌은 힘든 직업이기도 하고. 갇혀 있는 생활을 해야 한다. 후배들을 보면 아프지 않은지, 외롭지 않은지 걱정하게 된다. 다함께 갈 수 있는 가요계가 됐으면 한다.

-벌써 데뷔 14년차다. 처음 아이돌을 시작할 때 이렇게 오래하게 될줄 알았나.

이특=
우리 땐 최장수 아이돌이 신화, 지오디였다. 5년 하면 오래 하는 팀이라는 소리를 듣던 떄였다. 우린 오래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선배들처럼 멋진 팀이 되자는 생각 뿐이었다.
은혁

슈퍼주니어 은혁.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여러 의미에서 슈주는 ‘아이돌의 교과서’ 같은 팀이다. 화려한 시간이 많았지만 위기도 많이 겪었다. 굴곡도 많았고 사건 사고도 많았다. 그걸 견디고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다. 언제가 가장 힘들었나.

이특=
축구 중계를 보면 해설자들이 “위기 뒤에 기회가 찾아온다”고 하더라. 인생도 그런 거 같다. 어떤 문제가 생기고 그걸 해결하는 과정으 반복이다. 우리처럼 여러 명이 한데 뭉쳐있으면 개인사, 사건사고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예상하지 못한 일도 많았다. 그런 일들이 아예 없었더라면 잔잔하게 흘러갔겠지만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팀이 단단해졌다.

돌아보면 잘 견뎌내서 단단해졌다고 말하지만 그런 일이 막상 닥치면 정말 힘들다. ‘우리가 견딜수 있을까’, ‘이제 그만 해야 하나’,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많았다. 지나고 나면 어떻게 견딘지 잘 모르겠고, 이겨낸 거 같긴 한데, 며칠 지나 또 다른 일을 겪을 땐 또 힘들다. 힘든 순간이 올 때 포기하지 않고 현명하게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

은혁=힘든 순간이 많았다. 너무 많았다. 오래 활동하니 이런저런 일이 생기더라. 그러나 힘든 일은 많았어도 위기는 없었다. 사건·사고, 힘든 스케줄 때문에 지치는 때는 있었지만 해체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의 위기는 없었다. 멤버 다수가 슈주 활동을 하기 싫어하고, 마음이 안맞는다고 느끼면 위기일 텐데, 우리에게 주어진 힘든 순간은 모두 과정이었다.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만이 존재했다.

이특=2009년 무렵 팀에 처음 힘든 순간이 온 적이 있다. 사건이 터졌는데 나는 그걸 인터넷 뉴스로 알았다. 희철과 같은 방을 쓸 때였는데 희철이 방으로 뛰어들어오며 “뉴스 봤어?”라더라. 그때 난 이미 울고 있었다. 막막해서 “희철아, 우리 어떡해?”라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보면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다. 그런 일들을 겪으며 성숙하는 것 같다.

동해=그 나이대마다 감당할 그릇이 있는데 예전 우리의 그릇보다 지금 그릇이 크다. 힘든 일을 겪으면서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의 크기도 커지는 것 같다. 지금 감당 못할 상황, 힘든 순간을 이겨내면 또 그만큼 그릇이 커진다. 늘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힘든 것 같다.
동해

슈퍼주니어 동해.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한 소속사에서 14년째 멤버 이탈이 별로 없이 팀을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롱런의 비결은.

이특=
간절함이다. 생계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멤버들이 부유하고, 이걸 안해도 돈이 있고, 할 일이 있었다면 쉽게 포기하는 멤버가 생길 텐데 이걸 포기하면 나뿐 아니라 우리 집안도 먹고사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는 것이 현실적인 이유다. 그래서 뭘 하더라도 간절하고 열심히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멤버들의 심성이 착한 이유도 있다.

은혁=멤버들과 모여있을 때 재밌다. 재미 없으면,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텐데 앨범이 잘되건 안되건 멤버들과 함께 앨범을 낼 때 재밌고, 유닛 활동도 재밌다. 큰 사건 사고가 터져서 힘들 때도 다 모이면 금방 힘이 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웃음)

이특=지금 같은 자리에 있는 나와 동해, 은혁은 2000년부터 연습생 생활을 함께 했다. 19년째 함께 있다 보니 이 친구들과 떨어지면 친구가 없다. 슈주는 내 친구이자 가족이자 동료다.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 이 느낌을 깨고 싶지 않다.

동해=형들, 중간 역할 하는 친구, 막내 모두 자기 역할을 잘 한다. 분명 하기 싫고, 귀찮은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마다 누군가 나서서 “재미있게 하자”는 말을 정확한 타이밍에 한다. 서로가 서로를 다독이고 격려해준다.

이특=롱런의 비결은 계약에 있다.(웃음) 우린 모두 계약에 묶여 있다. 중요한 부분이다. 도장을 찍었기 때문에 어길 시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슈퍼주니어 단체

슈퍼주니어.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2015년 원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산하 회사 SJ레이블에서 활동 중이다. 단독 레이블의 장점은.

이특=
단독 레이벌이 아니라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일 땐 솔로, 유닛 활동이나 각종 일을 진행하려면 결제 과정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우린 멤버들끼리 상의해 매니지먼트 실장과 논의하기만 하면 된다. 일처리가 빠르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퇴직한 직원분들과 이야기해보면 자유로워 보인다며 우리 레이블을 부러워하더라. 내 작은 바람이 있다면 우리 레이블의 힘을 더 키워 예전에 함께 했던 SM 퇴사자들을 많이 영입하는 것이다. 지금 비록 SM 본사 사무실의 작은 영역만을 쓰지만 점차 층수도 늘리고 싶다.(웃음)


monami153@sportsseoul.com

<슈퍼주니어 동해, 이특, 은혁.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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