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시간 컬링 때문에 싸운다는 이 부부, 그래서 더 행복하다
  • 입력 2018-03-14 17:48
  • 수정 2018-03-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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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국가대표 김민정 감독(왼쪽)과 믹스더블 장반석 감독 부부가 지령1만호를 맞은 스포츠서울에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다정하게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2018. 3. 2경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경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잠 자는 4시간 외엔 하루 20시간은 컬링 때문에 싸우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싸워야 답이 나오더라고요. 하하.”

이같이 말하며 서로 마주보며 웃는 부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는데 조력자 구실을 한 장반석(36)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 김민정(37) 여자대표팀 감독이다. 두 사람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컬링 부부’로 거듭났다. 김 감독이 “이젠 너무 알려져서 헤어지지도 못한다”며 농을 했다.

최근 경북 경산에 있는 경북체육회 사옥 인근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컬링이 맺어준 인연에 고마워했다. 물론 매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고, 팀은 다르지만 경북체육회 소속인 국가대표 일원을 이끌어야 하는만큼 의견 충돌도 생긴다. 둘은 성향이 달라 지도법도 크게 차이가 난단다. 선수 출신인 김 감독이 법규를 준수하는 모범적인 행동을 지칭하는 ‘에프엠(FM)’ 스타일이라면 장 감독은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책임감을 부여한다. 김 감독은 “예를 들어 난 선수들이 (대회 기간 등)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것을 용납하지 못 한다. 반면 (남편에게 지도받는 선수들은) 그런 행동을 할 때가 있는데 ‘애들 관리 좀 하지?’라고 레이저를 발사하면 자기는 ‘내 스타일대로 하고 있어’라고 하더라. 그러다가 싸운다”고 웃었다. 장 감독은 “아무렇지 않게 ‘난 관리하고 있다’고 하면 약이 오르나보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전문 스태프가 부족한 상황에서 올림픽 등 각종 대회에서 두 감독은 팀 훈련서부터 일정, 장비까지 모두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 심지어 장 감독은 컬링 대표팀의 미디어 담당관 구실까지 한다. 최근 컬링이 국민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는 하루 중 전화받는 일이 주 업무가 됐다. 김 감독은 “남편과 내가 할 일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집안에서도 컬링을 주제로 대화하는 일이 잦다. 그러다 보면 다툴 때가 있는데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 중재안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우리가 컬링으로 의견 대립이 있어도 그만큼 이 종목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다”고 웃었다.

1990년대 컬링에 입문한 김 감독은 2010년 경북체육회 창단 멤버다.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선수로 뛰다가 평창을 앞두고 지도자로 전향했다. 아직 서른 중반에 불과한 그 역시 올림픽에 선수로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팀을 전체적으로 이끌 지도자가 마땅치 않았다. 그는 “당연히 내 인생에서 다시 못 올 올림픽일 수도 있으니까 선수로 나가고도 싶었다”며 “팀 내부 사정상 내가 지도자로 나서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었다. 팀과 우리나라 컬링을 위해서라도 한 발 양보하고 뒤에서 희생하자고 마음 먹게 됐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아내처럼 엘리트 선수 출신이 아니다. 대구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다가 취미로 동호회에서 컬링을 했다. 그러다가 김 감독과 2010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도자를 넘어 경북컬링협회 행정도 책임졌다. 평창올림픽에서는 방송사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부드러운 보이스와 상황별로 조리있는 해설로 호평받았다. 손에 땀이 난 기억도 더듬었다. 아내가 이끈 여자 대표팀이 준결승 일본과 연장전을 치를 때 김은정이 마지막 샷을 앞뒀을 때다. 그는 “정말 그 순간은 아무 말을 못하겠더라”며 “샷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해설위원이 그러면 안됐는데…”라고 멋쩍게 웃었다.

가끔은 ‘왜 컬링 때문에 매일 싸워야 하나’ 생각하며 지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으로 서로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이어주는 것 역시 컬링임을 느꼈다. 부부이자 컬링의 동반자로 언젠가 올림픽에서 동반 우승의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두 사람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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