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유명 탤런트 A씨에게 36년 전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 조선일보는 1980년대 미스코리아 대회에 입상해 방송사 공채 탤런트로 활동한 B씨와 인터뷰를 보도했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 미스코리아 전속이 풀려 연예계 데뷔를 앞둔 B씨는 여의도 야외에서 A씨와 가을 의상 화보 촬영을 했다.


당시 B씨는 대학에 막 입학한 나이였다. 당시 이미 스타덤에 오른 배우였던 A씨는 먼저 촬영을 끝내고 떠난 뒤 B씨에게 따로 연락해 심부름을 시키면서 여의도의 한 관광호텔로 오라고 했다.


B씨는 집도 여의도이고 호텔 로비 커피숍에서 만나겠거니 하고 갔다가 호텔 방으로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고 방에 올라갔다고 한다.


B씨는 방에 들어갔을 때 A씨에게서 술냄새가 났던 것으로 기억했다. B씨는 A씨가 강압적으로 자신을 침대에 눕혀 목과 가슴을 압박하고 온 몸을 더듬으면서 청바지를 벗기려고 했다.


이에 B씨는 "저 좀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부탁입니다"라고 애원했지만 A씨는 멈추지 않고 온몸으로 자신을 짓눌렀다고 폭로했다.


현재 50대 중반인 B씨는 이 일이 36년 전 일이라고 했다. A씨는 나중에 다른 여자 배우와 결혼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그간 A씨나 그 아내를 TV 등 매체에서 볼 때마다 무척 힘들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당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도망쳐서 집에 온 B씨는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그의 어머니는 "지금 당장 쫓아가겠다"고 했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뭘 어쩌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씨와 작품으로 계속 마주쳐야 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 일을 당한 지 몇달 뒤 B씨는 A씨와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드라마 대본 연습 때 A씨가 김씨를 보고 당황한 표정이었다고 B씨는 기억했다. 신인인데다 공채 탤런트로서 첫 출연작이라 드라마를 안할 수도 없었다. 당시 드라마 배역에 따라 친인척 호칭으로 A씨를 불러야 했다고 B씨는 떠올렸다.


B씨는 A씨가 또래 남자 배우들과 키득키득 웃기라도 하면 괜시리 주눅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게 너무 괴로워서 나중에 연습에 참가하지 않다 보니 작가에게 미운털이 박히기도 했다고 했다. 결국 종영을 앞두고 B씨가 먼저 작가에게 드라마 하차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B씨는 더 끔찍한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동료 여자 연예인과 결혼한 A씨의 집들이에 간 B씨는 회식 자리는 물론 A씨 부부가 애를 낳았을 때에도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김씨는 ‘이런 데도 와야 되는 거구나. 이런 데 와 있는 게 맞나. 이게 정상인가’라고 생각하며 비참해했다. 그런 자리를 빠지면 따돌림을 당하는 분위기라 빠질 수 없었다고 했다.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밝게 대답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김씨는 전했다.


B씨는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아무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후에는 A씨나 그 아내가 출연하지 않은 단막극에만 출연했다고 한다. 지금도 회자되는 장수 드라마 출연도 여러 번 제안받았지만 할 수 없었다. B씨는 결국 연예계를 떠났다.


이후 B씨는 최근 '미투 운동'에 용기를 얻어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를 겪었던 일을 언급하며 아직도 고통스럽고 잊혀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A씨의 답장에 B씨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35년 됐나요? 얼굴 보고 식사라도 하며 사과도 하며~ 편한 시간 주시면 약속 잡아 연락드릴게요"라고 답장을 보낸 것.


그 말에 화가 난 김씨가 답장을 하지 않자 A씨는 재차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싶네요. 너무 힘들어 꼼짝 못하고 누워 있네요!"라고 답을 보냈다.


B씨는 "나는 지난 세월이 얼마나 아팠는데, 지금 '너무 힘들고 아파서 누워 있다'라니. 어쩌라는 건가? 그건 A씨 몫이지 왜 내가 그것까지 생각하고 배려해야 하나. 식사하자고요? 그게 사과인가요?"라며 분노했다.


해당 매체는 A씨와 매니저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외국에 가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답만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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